텔레그램 ‘박사방’ 회원이었던 사회복무요원에게 수년간 협박당해 온 교사에 대해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과 교원단체가 한목소리로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경기도 내 고등학교 교사 A씨는 지난 29일 고교 시절 제자였던 텔레그램 ‘박사방’ 회원 사회복무요원에게 9년간 살해 협박을 받아왔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글을 올렸고, 43만명이 동의했다.
A씨는 교사이자 피해 여아의 어머니라고 밝히고, 제자였던 가해자로부터 2012년부터 스토킹과 협박, 딸 살해 위협 등을 당해왔다고 알렸다.
가해자는 텔레그램 ‘박사방’을 운영하며 성 관련 영상물을 제작·배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에게 400만원을 주고 여아 살해를 청탁한 의혹을 받고 있다.
A씨는 “끊임없는 살해 협박 등으로 불안과 절망 속에 살아왔다”며 “이 고통의 고리를 끊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교사를) 지켜드리지 못한 것에 대해 교육감으로서 깊은 책임을 느낀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교단에서 교실에서 홀로 견뎌야 할 교사의 말 못 할 고통과 어려움과 상처를 어떻게 보상해 드릴 수 있을까 마음만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했다.
이 교육감은 “청와대 국민청원 내용대로 사법 당국에서 즉각적이며 단호한 조치를 해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상처받은 선생님을 위해 교육청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경기도교원단체 총연합회도 이날 입장을 내고 “9년간 여교사의 인권과 교권, 행복추구권을 짓밟은 반인륜적 범죄에 경악한다”고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교총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명확히 규명돼야 하겠지만 청원내용이 사실이라면 해당 교사의 9년간 삶은 두려움의 연속이었을 것”이라며 “전국 56만 교육자들 모두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이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명확히 규명돼야 한다”며 피해 교사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호 대책을 촉구했다.
하윤수 회장은 “안전한 나라에서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며 “피해 교사의 절박한 호소를 정부와 검경, 사회 모두가 절대 외면해서는 안 된다”라며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장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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