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사태 장기화로 취약계층인 70~80대 고령층의 외출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답답함을 호소하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혹시 모를 코로나19 전파를 방지하기 위해 지자체와 노인들 모두 서로 접촉을 자제하는 분위기여서 노인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4일 경기 파주시 등에 따르면 3월말 기준 파주시 인구는 45만4494명으로, 이 중 70세 이상 고령층은 4만3551명이다.

혼자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주민등록상 만 65세 이상 1인 세대도 1만5307세대에 이른다.

고양시의 경우 70세 이상 고령 인구가 3월말 기준 9만7054명으로 집계됐으며, 양주시도 3뭘말 기준 70세 이상 인구가 2만3458명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의 치사율은 지난 8일 0시 기준 1.9% 정도지만, 연령별 치사율은 고령일수록 급격하게 올라가는 특징이 있다.

30대의 치사율은 0.09% 수준에 불과하지만, 60대 2.06%, 70대 8.67%, 80대 20.43%를 보여 80대에서는 5명 중 1명이 사망하는 수준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령층 사망률이 올라가면서 지난 2월 중순 노인들이 모이는 경로당을 폐쇄 조치한 각 지자체들도 아직까지 운영 재개 시기를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초부터 자발적 외출 제한에 들어간 대다수 노인들은 감염에 대한 공포감과 외부와의 단절로 인한 고립감을 고스란히 떠안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파주시에서도 2개월 넘게 주변과의 교류가 단절되면서 우울감을 겪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노인이 늘고 있는고, 다른 지자체들도 상황은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리읍에 사는 한 80대 노인은 “집에서 하루 종일 TV만 보면서 가끔 주변 노인들과 전화 통화를 하는 것이 요즘 일과의 전부”라며 “코로나19가 어서 지나가지만 바라고 있었는데 얼마 전 TV에서 코로나 이전의 세상은 오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듣고 가슴이 먹먹해졌다”고 복잡한 심정을 에둘러 표현했다.

파주시 등 각 지자체도 위탁기관 등을 통해 노인들의 정신건강 상담 등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일지적인 접촉만으로도 감염이 확인되는 현 상황에서는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노인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수립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다.

파주시 관계자는 “위장 능력이 좋아 병증이 잘 드러나지 않는 코로나19의 특성을 감안하면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반찬 배달 등 생필품 지원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는 상태”라며 “독거노인에 대해서는 각 담당부서에서 안부를 확인하고 있고,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는 분들은 위탁기관에서 전화상담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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