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격리자들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해 오랜만에 바깥바람을 쐬었다.
혹시나 모를 감염 우려에 투표소 관계자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방역복과 고글로 감싸고 매 사람이 다녀갈 때마다 기표소 소독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15일 오후6시께 서울 종로구 서울예술고등학교 운동장의 평창 제2·5투표소. 일반인 투표는 모두 끝났지만 자가격리자들을 위한 투표 절차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차례로 줄을 서서 들어가는 일반 기표소와 달리, 밀접 시 발생할 수 있는 전염 걱정으로 임시 기표소 옆에는 야외 투표 대기소가 설치됐다. 투표 대기소에는 약 1미터씩 간격을 두고 의자가 6개 놓여있었다.
대기소에 있던 자가격리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이들은 한명씩 차례로 나와 위생장갑을 받고 체온을 체크했다. 이후 신분증과 얼굴을 대조한 뒤 투표소에 들어가 도장을 찍었다.
과정 자체는 일반 투표자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방역 절차는 훨씬 더 철저했다.
자가격리자가 투표 후 한명씩 나올 때마다 투표소 관계자들이 부스 안으로 들어가 매번 도장과 책상 등을 일일이 소독했다. 이날 14명이 투표한 만큼 적어도 14번 이상 기표소 방역에 나선 셈이다.
또 이들은 투표용지를 건네는 등 접촉할 때마다 손에 착용한 라텍스 장갑을 소독약으로 수회 문질러 소독했다. 자가격리자가 이용했던 비닐장갑은 반드시 회수했다.
이날 오후 6시24분께에는 일반인 투표함이 개표소로 먼저 이동했다. 자가격리자들의 투표용지는 개별 용기에 포장돼 따로 전달될 전망이다.
오후 6시37분께 자가격리자 투표가 모두 종료된 뒤, 투표소 관계자들은 착용한 방역복과 고글, 마스크를 벗어 방역봉투에 넣었다. 착용 장비들은 전부 폐기하게 된다. 
이날 평창 제 2·5 투표소에는 15명이 선거에 참여하겠다고 신청했지만, 1명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못해 14명만 투표했다. 투표에 참여한 자가격리자들은 도보나 자차를 이용해 곧장 자택으로 향하게 된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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