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쳐 수없는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스스로를 책임지기 시작한 나이. 하지만 ‘책임’의 무게감과 정신적·신체적 변화에 답답함과 공허함도 많이 느끼는 시기다.
그래서 30대는 신(新)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때문일까. 출판가는 30대를 위로하는 에세이를 잇따라 출간하고 있다.
솔직하게 써내려간 경험담, 공허함에 허우적대다 깨우친 교훈, 철학을 통해 위안을 얻는 방법 등 작가 저마다의 스타일로 30대들의 고충을 어루만진다.
18년째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 ‘편의점 인간’의 저자 무라타 사야카는 생애 첫 에세이 ‘아 난 이런 어른이 될 운명이었던가’를 통해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준다.
내 맘 같지 않은 내 맘, 내 몸 같지 않은 내 몸, 나의 30대가 이래도 괜찮은 건지 걱정이 들기 시작하면서 겪은 일들을 친구와 수다 떨듯이 솔직히 써내려갔다.
특히 사회 속에서 정형화된 보통의 삶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저자는 여자로서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지금 하는 일에 대한 걱정, 점차 변해가는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이다.
요즘의 ‘나’를 꿰뚫어본 것 같은 저자의 경험에 공감하다 보면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내가 원하는 ‘나’로 나이 들어가는 용기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림과 글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15만 팔로워와 소통하는 오리여인도 신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었던 이야기와 스스로 얻은 교훈들을 책으로 펴냈다.
오리여인은 ‘나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에서 SNS와 타인과의 비교 사례를 불안감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는 자신의 책 4권을 내는 등 5년이 넘도록 한 번도 쉬지 않고 활동하다 갑자기 멈췄던 적이 있다. 타인과 자신을 습관처럼 비교하는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훨씬 많은 ‘좋아요’를 받은 작가를 보거나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키우는 친구들을 보면, 스스로의 실력에 회의감을 느끼고 세상의 속도와 기준에서 뒤처지는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우울함까지 더해져 불현듯 휴식을 선언했고 SNS 앱들도 모두 지웠다. 그렇게 모든 걸 멈춰 서자 오히려 자신의 일상이 한 걸음 나아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리여인이 강조하는 건 ‘시간’이다. 일상을 채웠던 ‘타인’을 밀어내고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채우려면 시간을 들여 마음을 다독여야한다는 것이다. 매일 흔들리지만 나만의 속도와 보폭으로 묵묵히 가다보면 언젠가는 이뤄진다고 믿으면서.
과학을 공부하다 철학으로 선회한 오수민 작가는 이런 때 철학의 도움을 받아보길 권한다.
그는 ‘어떻게 살아야할 지 막막할 때 읽는 책’을 통해 철학이라는 도구로 내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과 과정을 설명한다.
내가 끌어안은 고민의 답을 철학에서 찾아보는 것이 왜 도움이 되는지 설득하고, 본격적으로 삶을 정돈하는 방법, 내가 목표하는 바를 향해 나아가는 길에 흔들리지 않도록 도와줄 철학 개념들을 소개한다. 심지어 실질적인 팁까지 제공한다.
내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하고, 고민을 합리적으로 해결하도록 돕는 기술과 관계 맺기의 어려움을 줄이거나 어떤 선택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기술을 25가지 철학적 방법으로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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