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에 따라 마스크 지원 요청 국가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시작키로 한 가운데 일선 지자체의 해외교류도시 마스크 지원은 여전히 막혀 있어 아쉬움을 사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대응체계가 세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물품 수급 상황이 급박한 해외 지자체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수 있는 기회인만큼 지자체의 소규모 지원은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8일 경기 파주시에 따르면 파주시는 지난 2014년 4월부터 자매도시로 교류를 이어오고 있는 영국 글로스터시에 방호복 1000벌을 지원키로 결정하고 최근 항공편을 이용해 물품을 발송했다.
사우스웨스트잉글랜드에 속한 잉글랜드의 주 중 하나인 글로스터셔주에 위치한 글로스터시는 잉글랜드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큰 타격을 입은 지역이다.
시가 지난달 초 안부를 전하면서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봤을 때만 해도 글로스터시조차 국가 차원의 대응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제안을 고사했지만, 불과 보름여 만에 현지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결국 방역물품 지원 요청이 들어왔다.
국내 코로나19 확산 당시 마스크가 크게 부족해졌던 것처럼 글로스터시는 물론 영국 전체가 마스크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상황이지만, 해외 반출이 막힌 마스크는 지원 가능 품목에서 제외됐다.
당장 의료진조차 보호 장비가 없어 10년 전에 제조된 마스크를 쓰거나 쓰레기봉투와 스키 고글을 쓰고 일하는 경우까지 목격되고 있는 현지 사정을 고려하면 방역복도 어느 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마스크 없이 방호복을 입는다고 감염 가능성이 차단되는 것은 아닌 만큼 아쉬움이 남는다.
일단 파주시는 마스크 수출 제한이 풀려 해외 반출이 가능해지면 논의를 통해 추가 지원도 가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파주시뿐만 아니라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지난달 중국 치하얼학회로부터 마스크 5만장을 지원받는 등 해외에서 도움을 받은 의정부시도 상황이 좋지 않은 해외 우호협력도시를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인도적 지원을 희망하는 지자체도 적지 않은 상태다.
국내 마스크 공급체계는 최근 공급량이 늘면서 일부 약국에서 미판매분을 반납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여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시 관계자는 “국내 마스크 수요가 허용하는 수준에서 방역복과 마스크를 함께 지원할 수 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며 “어려운 시기에 힘을 보태주는 것만으로도 서로의 관계가 돈독해질 수 있는 만큼 지원물품과 함께 글로스터시 주민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메시지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주 = 신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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