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1일 국회 원구성 협상과 관련, 야당에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하며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의 삶을 지켜야할 시간에 상임위원장 배분만 따질 수는 없다”며 “민주당은 국정 발목을 잡기 위한 야당의 정략적인 흥정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김 원내대표는 회의에 앞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주재한 원내대표 회동에서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협상에 나섰지만 입장차만 확인한 바 있다.
그는 “통합당이 상임위원회 명단을 제출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옳지 않다”며 “통합당이 국민보다 상임위 배분이 우선인 그런 정당이 아니길 바란다. 준법보다 당리당략이 더 중요한 야당이 아니란 걸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5월 취업자수가 전년동기 대비 39만2000명 감소한 것을 거론한 뒤, “고용지표는 코로나로 인한 고용 충격이 얼마나 큰 지 보여주고 있다.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적기에 집행돼야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며 “법정시한을 3일이나 초과했는데 통합당 눈에는 국민의 급박한 처지는 보이지 않는지 많이 답답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의 잘못된 관행과 문화를 확 바꾸고 일하는 국회를 세운다는 각오로 국회법이 정한 절차대로 원구성을 마무리하겠다”며 “어떤 진통과 희생이 따르더라도 국민이 부여한 시대전환의 과제를 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골든타임을 헛되이 낭비해선 안 된다”며 “통합당이 어떤 몽니를 부려도 민주당은 갈 길을 가겠다. 국민에게 약속한대로 조속히 상임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하고 그 즉시 추경심사에 돌입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조 의장은 “고용안정을 위해서도 재정의 적극적인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통합당에 거듭 촉구한다. 위기 극복의 마중물이 될 3차 추경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원구성을 매듭짓는 데 협조해달라”고 말했다.
율사 출신 이소영 원내부대표는 “협치와 합의는 국회가 지향해야할 좋은 가치이나 헌법 제49조는 국회의 다수결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며 “헌법이 선언한 다수결의 의미는 교착상태를 막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대표는 이어 “법정시한을 넘겨 더이상 합의를 기다릴 수 없는 상황에는 다수결을 통해 교착상태를 해소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는 현재 177석을 보유한 거여(巨與)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정민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야당에) 상임위원회를 어느 정도까지 원하는지 물어봤고 구체적인 논의는 추후 회담에서 하자고 한 상태”라며 “상임위 배분의 문제이고 지금까지 협상해왔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오전 현안 브리핑을 통해 “지난 20대 국회가 식물국회, 그리고 동물국회가 된 원인 중 하나는 야당이 법사위에서 각종 개혁입법을 막아서며 대립과 파행을 초래한 것에 있다”며 “일하는 국회, 그리고 안정적인 국회 운영을 정착시키기 위해 법사위와 예결위는 다수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일 상임위 구성에 함께할 것을 통합당에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홍 원내대변인은 브리핑 후 또다시 기자들을 만나 “18개 상임위를 다 할 수 있지만 최대한 (야당과) 합의하는 방향으로”라면서도 “(민주당) 입장은 무조건 내일 상임위원장 선출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소위 좋은 상임위를 양보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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