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과업계가 연구개발(R&D)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제품 개발을 위한 자금을 아끼다보니 남의 것을 베껴 제 것처럼 내놓은 미투(me too) 상품 출시를 양산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4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의 지난해 연구개발비 규모는 62억7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58억4000만원보다 7.39% 증가한 금액이다.
오리온이 지난해 사용한 연구개발비는 매출액 대비 몇 퍼센트(%)를 차지할까.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규모는 0.86%에 불과하다. 1%가 채 되지 않는 셈이다.
올해도 비슷한 모습이다. 오리온의 올해 1분기(1~3월) 연구개발비는 14억3000만원이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0.75% 수준이다. 지난해보다 낮은 비용이 투입됐다.
사정은 다른 제과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139억6400만원을 사용했다. 이는 매출액 대비 0.67% 수준에 불과한 금액이다.
이 회사는 2017년 0.73%, 2018년 0.70% 등 2017년 이후 매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줄여왔다.
올해 1분기에는 연구개발비용으로 36억2200만원을 사용했다. 매출액 대비 0.72% 수준의 비용을 지출한 셈이다.
해태제과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35억4900만원을 사용했다. 이는 전체 매출액 대비 0.5% 규모다. 올해 1분기에는 8억1400만원으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규모는 0.5%로 나타났다.
크라운제과는 지난해 연구개발비용으로 23억4900만원을 소요했고 이는 전체 매출액 대비 0.6% 수준에 불과하다. 올해 1분기에는 5억4200만원(0.5%)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1년에 10~20개 이상의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는 이들 업체들이 매출액 대비 1%도 채 안되는 금액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다보니 미투 상품 출시가 다수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을 따라서 만든 오리온의 ‘스윙칩 허니밀크’, ‘오감자 허니밀크’ 등이 대표적인 미투 상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의 히트 상품을 따라서 출시하는 ‘미투’ 마케팅이 단순 마케팅을 넘어 ‘도 넘은 베끼기’로 변질된 것은 사실”이라며 “제과업계의 연구개발비용 규모가 작은 것도 시장 질서를 혼탁하게 만드는 주범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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