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남북 긴장 고조의 빌미가 되고 있는 ‘대북전단’ 살포를 원천 차단키로 한 가운데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가 예고된 25일 전후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풍향과 강수 등 기상상황이 이번 대북전단 사태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7일 탈북민단체와 관계기관에 따르면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오는 25일 6·25전쟁 70주년을 기념해 ‘6·25전쟁의 진실’, ‘김정은의 10대 죄악’ 등의 내용이 담긴 대북전단 100만장을 북한에 살포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들이 평소 수소가스를 채운 비닐재질의 풍선에 전단을 넣고 물품을 매다는 방법으로 북한에 대북전단을 살포한 만큼 이번에도 풍선을 이용해 전단을 살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들이 대북전단 살포 시 자주 이용하는 장소 등에 총 800여명의 경찰력을 배치해 대북전단 살포 24시간 감시에 들어간 상태다.

이런 가운데 탈북민단체가 예고한 25일 전후로 경기북부를 비롯한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전단 살포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기상청은 다음 주까지 맑은 날이 이어지다 24일에서 25일 사이 전국적으로 적지 않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정체전선은 제주 남부 먼 해상에 위치한 상태로, 중국 상하이 인근 해상에도 또 다른 비구름대가 위치해 있다.

이번 비가 현재 제주 남부 먼 해상에 머물고 있는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아 본격적인 장마로 이어질지 여부는 아직 유동적이어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은 무게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볍게 제작되기 때문에 우천 시 제대로 날아가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

장마가 본격화되면 풍선을 띄우기 더 어려워지는 만큼 전문가들은 늦어도 21~24일에는 대북전단 살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바람의 세기다. 최근 경기북부에는 초속 1m(시속 3.6㎞) 내외의 약한 바람이 불고 있어 대북전단 풍선을 띄워도 북한까지 도달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파주와 연천 등 접경지역에서 대북전단을 띄울 경우 남서풍일 때는 북한 강원도 원산 방향으로, 남남동풍일 때는 개성과 평양 방향으로 풍선이 날아가게 된다.

가능성이 높은 쪽은 평양 방향으로,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최근 정부의 대북전단 관련 고발 방침을 접한 후 “김정은 머리 위에 대북전단을 떨구어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파주지역에 오랜만에 초속 5m(시속 18㎞) 내외의 꽤 강한 남서풍이 불었던 지난 15일 오후에도 전단 살포 시도가 발생하지 않아 바람이 평양 방향으로 향하는 남풍 또는 남남동풍에 전단 살포가 이뤄질 확률이 높아진 상태다.

탈북선교인 출신으로 대북전단을 보내온 이민복 대북풍선단 단장은 “대북전단 살포용 풍선은 고도 3000~5000m 사이에서 날아가기 때문에 항공기상청에서 해당 고도의 풍향이나 풍속을 세심하게 확인해야 한다”며 “실제로 많은 단체들이 이 같은 요소조차 확인하지 않고 돈과 명예 때문에 전단을 띄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파주 = 신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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