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대 수돗물에서 연이어 유충이 발견됐다는 민원 등이 나오면서 시민 불안도 커지고 있다. 시민들은 생활용수로 쓰고 있는 수돗물의 수질을 우려하면서 대안 마련에 나서는 모양새다.

21일 수도권 지역 시민 사이에는 ‘수돗물 유충 논란’ 이후 상수도 사용을 기피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식수로 수돗물 대신 생수를 사용하겠다거나, 생활용수 사용을 위한 여과 장치를 마련해야 하겠다는 목소리 등이 나온다.

서울 서대문구 직장에 다니는 김모(33·여)씨는 “샤워기와 수도꼭지 등에 필터를 설치했다”고 했다. 다른 직장인 전모(38)씨는 “생수를 사 마시는 사람이 늘어날 것 같다”며 “사실 씻는 것도 찝찝하다”고 말했다.

경기 지역에 사는 임모(33·여)씨는 “필터를 설치해야 할 것 같다. 아이도 있는데, 그동안 너무 안일하게 지냈던 것 같다”고 불안해했다.

또 “수돗물을 마셔도 된다고 했었는데, 유충이 나왔다니 당혹스럽다”, “이런 논란을 보니 연수기를 쓰기 시작하길 잘한 것 같다” 등의 목소리도 나왔다.

온라인상에서도 불안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SNS와 커뮤니티 등에는 “한동안 물도 끓여 마셔야 하겠다”, “필터로 걸러도 남을 텐데 찝찝하다”, “수돗물을 정수해 먹고 있는데 생수가 낫겠다” 등의 게시물이 등장했다.

청와대 게시판 국민청원에도 인천 지역 수돗물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글이, 토론방에는 “상수도 관리 어떻게 하는 것인가요”라는 게시물이 올랐다.

수돗물 유충 논란은 실제 소비 양태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지난 13~19일 필터샤워기, 주방싱크헤드, 녹물제거 샤워기 등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고 전했다.

인천 지역에서 시작한 수돗물 유충 논란은 현재 서울과 경기 등 다른 수도권 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인천 서구·강화 등에서 유충이 발견됐으며 경기 화성·광주·파주·시흥과 충북 청주 등에서도 관련 민원이 있었다고 한다.

경기도는 신고 접수 지역을 포함한 도내 31개 시·군 47개 정수장과 전체 배수지를 중심으로 여과지, 정수 처리 공정 등을 전수 조사 중이다.

최근 서울 중구 한 아파트에서도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가 있어 조사가 이뤄졌는데, 이에 대해 전날 서울시는 “채수 시료에 대한 현미경 관찰 결과 수돗물에서 이물질 및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민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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