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은 1일 의대 정원 증원 등 정부 정책에 대한 공개토론회 참여 가능성에 대해 “공개토론회는 언제든 참여할 수 있고, 의료계가 원하는 바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시의사회에서 열린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대전협은 지난 5월부터 각종 공공의대 관련 토론회에 참석시켜줄 것을 요청해 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저희가 참여를 요청드렸을 때 많은 의원실에서 거부했고 방송에서는 22~23명이 찬성하고 한 사람의 의료인의 자문 없이 자축하는 정도의 공개 토론회에 그쳤다”며 “저희는 많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고 찬반 논란이 있어도 되는 그런 공청회를 매우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지성 대한전임의협의회 회장도 “보건복지부나 여러 방송사에서 공개 토론을 제안하고 있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저희 안에서 의료계의 선배들과의 상의를 통해 충분한 준비가 된다면 언제든지 공개토론을 진행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전협과 대한전임의협의회,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은 이날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정부 정책 ‘원점 재논의’를 위해 연대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세개 단체가 연대한 배경에 대해 “현재 정책이 국민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알기기 위함”이라며 “저희 목소리가 단순한 정치적 논리가 아닌, 의료계 전문가의 목소리, 옳고 바른 정의를 위한 목소리로 기억되길 바라는 그 시작을 알리기 위해 왔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 하겠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원점으로부터’라는 말을 명문화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정부는 강자 입장이고 우리는 약자 입장이기 때문에 확실한 합의문이 있어야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일부 여론조사에서 의료계 파업 철회 여론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가 전 국민의 의견을 반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입법 과정이나 정책 추진 과정이나 정책의 내용에 대한 저희 입장이 충분히 홍보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정부가 전공의들에 대한 고발 조치를 철회하는 것도 합의 사항에 포함돼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은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부끄러운 일”이라며 “잘못된 것을 철회한다고 해서 우리가 돌아간다는 것은 우리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원점 재논의’를 약속하고 추후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기구에서 함께 얘기해 달라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 회장은 “정책 합의문에는 네가지 법안에 대한 논의, 행정명령이나 전공의 처벌, 의대생의 국시와 관련된 문제들이 논의되고, 언급돼야 한다”며 “네가지에 대한 문구가 당연히 들어갈 것이라고 본다. 파업 중단은 네가지 법안의 원점 논의에 대한 문구가 담겨야 한다”고 선언했다.
의료계 집단행동에 개원의들의 참여가 낮은 것에 대해서는 “의료계에서는 항상 역할이 있고 팀으로 이뤄진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의사는 하나다. 우리는 우리 신분에 맞게 빠르고 적절한 대처를 하고자 모인 것이고, 개원가와 교수님들도 상황이 다르다고 해서 생각이 다른 것이 아니다. 참여율은 각자의 타이밍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공의들의 업무 중단으로 병원이 필수 기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반박했다.
박 회장은 “대한민국에 필수 의료가 유지되지 않는 병원은 없다”며 “많은 분들이 전공의를 수련받는 피교육자로 알고 있다. 전공의가 빠진다고 필수유지 업무가 운영되지 않는다는 것은 맞지 않다. 병원에 따라 필수 업무가 유지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경우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 단체가 연대체를 만들었지만 향후 정부와의 협의는 대한의사협회(의협)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 회장은 “의정 합의는 단 한번도 의협에 속해있는 ‘범투위(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를 통하지 않고 진행한 적이 없다”며 “이제까지 한 것처럼 범투위 내 논의를 거쳐 (의협이) 유일한 창구로 진행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정부 정책 저지를 위해 다른 청년들과 연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 회장은 “우리가 병원을 나서면서 가장 걱정한 것은 환자의 안전이었다. 그것을 지키고 있는 다른 의료 직역의 많은 분들과 연대할 예정”이라며 “공식적으로 연대하고 있는 곳은 의료계 처우 개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젊은 간호사들’이라는 단체”라고 전했다.
이어 “그 외에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많은 청년 단체들, 그리고 대한민국의 정책을 염려하고 있는 젊은이들과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승현 의대협 회장은 “저희도 힘 없는 청년일 뿐이다. 정치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한다”며 “다만 현 정책이 바꿀 미래가 걱정이 되는, 환자들을 걱정하는 젊은 의사일 뿐”이라고 호소했다.
조 회장은 “왜 정치 논의에 끼어드냐는 질문보다는 왜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이 이렇게까지 움직이는지에 대해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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