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남기(왼쪽) 부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 &nbsp;【사진제공=뉴시스】<br>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8.5% 늘어난 555조8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지난 2년 연속 9%대 증가율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지만 증가액 규모로는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확장재정기조를 이어갔다.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에도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재정적 뒷받침 속에 새로운 국가발전전략인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서막을 열고,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일자리 예산은 사상 첫 30조를 넘고, 국가균형발전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국세 수입이 2년 연속 감소한 반면 올해 세 차례 추경과 재정지출의 급격한 증가로 내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7%에 육박하는 등 재정건전성 악화라는 풀기 힘든 숙제도 안게 됐다.
정부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올해 본예산 512조3000억원보다 8.5% 증가한 556조8000억원 규모의 ‘2021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예산안은 3일 국회에 제출된 예정이다. 국회는 법정시한인 오는 12월2일까지 심의·의결해야 한다.
이로써 정부는 작년 9.5%, 올해 9.1%에 이어 내년에는 8.5%의 지출 증가율로 3년 평균 9%대의 적극적이고 과감한 확장재정 기조를 지속한다. 내년 증가액만 놓고 봤을 때 43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3년간 매년 40조원 이상을 증액하면서 이 기간 동안 예산이 무려 127조원이나 늘었다. 이전 두 정부(2009~2017년)의 총 예산 증가액 116조원보다 많은 셈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예산안 브리핑에서 “내년 예산안은 경제회복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담아 감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확장적 기조로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선도국가 도약이라는 대한민국 대전환을 위한 한국판 뉴딜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면서 이와 관련된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한국판 뉴딜의 원년이 될 내년에만 21조3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판 뉴딜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양대 축을 이루는 디지털·그린 뉴딜과 연관된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 환경 분야 예산을 중점 편성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R&D 분야 재원도 크게 늘렸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충격에서 빠르게 벗어나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예산은 30조원 가까운 29조1000억원을 편성했다. 올해 23조7000억원보다 22.9%나 증가한 것으로 12개 세부 분야 중 증가 폭이 가장 크다.
미래 먹거리 창출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고, 제조업 기틀을 튼튼히 하는 핵심 소재·부품·장비, 혁신성장 신산업인 시스템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헬스 등 이른바 빅3 산업을 고도화하기 위한 R&D 예산은 내년에도 3조원 가까이 늘려 27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그린 뉴딜을 통해 글로벌 기후·환경위기에 대응하고, 물 관리 전 과정을 스마트화하는 등 환경 투자도 올해 9조원 수준에서 내년에는 10조5000억원으로 확대한다.
홍 부총리는 “재정건전성이 다소 약화된 측면은 있으나, 지금과 같은 방역·경제 전시상황에서는 일시적인 채무와 적자를 감내하면서라도 재정에 요구되는 역할을 충실히 실행하는 것이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선도국가로 다가가는 지름길”이라면서 “국민 혈세를 아끼고자 모든 재량사업의 실적과 성과를 분석해 우선순위가 낮은 사업은 과감히 축소·폐지하고 재량지출의 10% 수준을 구조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최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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