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를 방문해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를 방문해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일 “추석도 다가오는데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으면 좋겠다”며 “직접 방문하는 것이 쉽지 않으면 화상 상봉이라도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에 있는 대한적십자사(한적) 본사에 마련된 이산가족 화상상봉센터을 둘러본 뒤 신희영 한적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가보고 싶은 고향을 가는 건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꿈일 수 있는데 이것마저 막혀 있는 현실이 가슴 아프다”고 했다.
그는 “요즘처럼 코로나가 확산되는, 언택트 시대에 화상 상봉은 어쩌면 유일한 대안일 수 있다”며 추석 계기 이산가족 화상 상봉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 장관은 “(남북간)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도라산에 화상 상봉과 관련한 대비를 하고 있다”며 “평양에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그 장비들이 전달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적십자사가 IFRC(국제적십자연맹)를 통해 북쪽과 소통할 기회가 된다면 당국과 이산가족의 이런 마음을 잘 전달해줘서 조금이라도 더 빨리, 서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열었으면 싶다”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이제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분들의 상당수가 고령이 됐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이 장관의 이산가족 문제 해결 의지에 화답했다.
그는 이어 “북쪽의 가족을 찾지 못한 경우라면 고향 땅이라도 한 번 밟아보셨으면 좋겠고, 그것마저도 안 된다면 돌아가신 후에 유해가 그 동네에 묻힐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남한에 있는 이산가족뿐만 아니라 해외에 있는 이산가족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이산가족의 개념 자체가 조금 넓게 적용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감염병 공동 대응을 통해 남북이 서로 건강해지는 기회를 만들고 통일에 대한 첫 걸음을 할 수 있는 계기가 적십자로부터 나왔으면 좋겠다”며 통일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 장관은 “대통령이 말씀한 생명공동체, 건강공동체를 향한 보건·의료·방역(협력)의 마중물이 돼준다면 정부 부처가 기꺼이 함께 할 수 있다”며 “통일부뿐만 아니라 정부 전체가 응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남북은 2018년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이산가족 화상 상봉, 영상편지 교환에 합의했다. 정부는 지난해 4월 관련 시설 개보수를 마쳤지만 하노이 노딜로 인한 남북관계 경색으로 후속 협의는 시작되지 못했다.
이 장관은 지난 7월 취임 과정에서부터 ‘먹는 것’, ‘아픈 것’과 함께 ‘죽기 전 보고 싶은 것’을 남북 인도협력의 주요 과제로 해결 의지를 보였지만 북측은 이에 대해 현재까지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박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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