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취업자 수가 27만명 넘게 감소하며 6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취업자가 전년 대비 6개월 이상 줄어든 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8월 이후 11년 만이다.
다만 이번 조사는 지난달 9~15일에 이뤄지면서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8월 중순 광복절 집회를 시작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된 만큼 9월 취업자 수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08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27만4000명(-1.0%) 쪼그라들었다. 감소 폭은 지난 4월(-47만6000명) 이후 5월(-39만2000명), 6월(-35만2000명), 7월(-27만7000명)에 이어 4개월째 축소됐다.
취업자 수는 지난 3월(-19만5000명) 10년 2개월 만에 내림세로 전환됐다. 4월(-47만6000명)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9년 2월(-65만8000명) 이후 21년2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보이기도 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모임과 외출 자제, 관광객 급감 등으로 인해 대면 의존도가 높은 서비스업 중심으로 취업자가 감소했다"며 "8월 고용동향에서는 6월부터 시작된 긴 장마와 집중호우 등도 취업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산업별로 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과 모임이 줄어들면서 숙박 및 음식점업(-16만9000명·-7.2%) 감소세가 6개월째 지속됐다. 도매 및 소매업(-17만6000명·-4.9%), 교육서비스업(-8만9000명·-4.7%) 등도 줄었다. 긴 장마와 집중 폭우의 영향으로 농림어업 취업자도 3000명(-0.2%) 줄어들며 2017년 4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도 전년보다 5만명 감소했다. 2018년 4월부터 21개월 동안 하락세를 보이던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 1월(8000명) 반등했으나 지난 3월(-2만3000명)부터 다시 내림세로 전환됐다. 감소 폭은 4월(-4만4000명), 5월(-5만7000명), 6월(-6만5000명)까지 확대되다가 7월(-5만3000명)부터 2개월 연속 축소됐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6만명·7.1%), 운수 및 창고업(5만6000명·4.0%),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5만5000명·5.1%) 등에서는 증가했다.
직업별로 보면 판매종사자(-13만8000명·-4.6%), 사무종사자(-12만5000명·-2.6%), 장치·기계조작 및 조립 종사자(-11만1000명·-3.6%) 등에서 감소했다. 특히 사무종사자는 코로나19로 대면 서비스업종이 영향을 받으면서 201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연령대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38만4000명 증가하며 유일하게 오름세를 보였다. 이 중 65세 이상 취업자가 25만1000명 늘었다. 반면 30대(-23만명), 40대(-18만2000명), 20대(-13만9000명), 50대(-7만4000명)에서는 감소했다.
이 중 40대 취업자는 2015년 11월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58개월째 추락 중이다. 제조업, 숙박·음식점업, 교육 서비스업 종사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30대 취업자 역시 3월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도 17만2000명 감소하며 지난 2월부터 7개월 연속 쪼그라들었다. 청년 고용률은 42.9%로 1.1%포인트(p) 내려갔다. 반면 청년실업률은 전년보다 0.5%p 상승한 7.7%를 기록했다. 청년층이 주로 종사하는 서비스업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하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전체 고용률은 60.4%로 1년 전보다 1.0%p 내려갔다. 이는 동월 기준으로 2013년(60.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성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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