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인접 지역에서 주로 발생했던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올해 들어 최근까지 민통선 이남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3일 야생멧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된 이후 약 1년간 745건의 양성 개체가 발견됐다.
지역별로 지난 25일 오후 6시까지 발견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감염 멧돼지 발견 건수는 ▲파주 98건 ▲연천 282건 ▲포천 18건 ▲철원 33건 ▲화천 285건 ▲양구 13건 ▲고성 4건 ▲인제 9건 ▲춘천 3건이다.
현재까지 양성 개체가 발견된 시·군은 총 9곳이다. 경기도는 파주시, 연천군, 포천시, 강원도는 철원군, 화천군, 춘천시, 양구군, 인제군, 고성군 등이다.
이 가운데 경기도 파주에선 지난 5월19일, 강원도 고성군에선 5월8일 이후 추가 발생 건이 없다. 최근 한 달간에는 강원도 북부 지역인 화천, 춘천, 양구, 인제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발생 초기인 지난해 10월부터 12월 사이 파주시, 연천군, 철원군 민통선 안 또는 인접 지역에서 주로 발생했던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올해 들어 화천, 양구, 고성 지역으로 확대됐다.
포천 지역에선 지난 5월12일 연천군 경계 지역인 포천시 관인면 중리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6월19일 창수면 지역으로 확대됐다.
지난달 14일엔 인제군 인제읍 가아리에서, 26일엔 춘천시 사북면 오탄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 개체가 발견됐다.
발생 초기엔 하루 평균 0.6건이었던 발생 건수는 올해 1~4월 4.4건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5월 이후 하루 평균 1.1건으로 감소했다.
1~4월 발생 건수의 급증 요인으로는 겨울철 먹이 경쟁, 교미기 개체간 접촉 증가가 꼽혔다.
환경부가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지난 2018년 8월부터 해외 발생상황을 살펴본 결과 체코 이외에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단기간에 종식한 사례는 없었다.
체코에선 지난 2017년 6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야생멧돼지 사이에서 대규모 유행이 번졌지만, 지난해 4월 종식 선언을 했다.
이처럼 단기간 종식이 어렵다는 것을 예상한 환경당국은 국내 발생 이전부터 예찰과 멧돼지 포획을 강화했다. 또 신고포상금 상향, 잔반급여 금지, 표준행동지침(SOP) 등의 대비책도 마련했다.
지난해 10월 발생 직후 환경부는 양성 개체 발생 지점 주변에 1~2차 울타리를 설치해 감염 지역을 봉쇄하는 한편, 남하를 막기 위해 파주에서 고성까지 광역 울타리를 설치했다. 현재 1차 울타리 121.7㎞, 2차 울타리 434㎞, 광역 울타리 619.9㎞가 설치됐다.
환경부는 폐사체 수색팀도 직접 운영해 왔다. 발생 지역이 확대되자 하루 평균 투입 인원을 발생 초기 150명에서 4월 이후 286명, 이달 347명으로 늘렸다.
포획 전략도 다변화했다. 발생 초기에는 개체 수를 빠르게 줄이기 위해 총기 포획을 주로 사용했지만, 감염 지역이 확대되자 포획 도구를 활용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제거된 멧돼지 개체 수는 11만6929마리다.
환경부는 1년간 발생 현황, 멧돼지 서식 현황 등을 종합해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방침이다.
우선 구간별로 울타리 관리원을 배치하고, 감시가 어려운 구간에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한다.
또 수색 정밀성을 높이기 위해 수색 인원의 위치확인시스템(GPS) 정보를 분석하는 한편, 무인센서카메라, 서식 현황조사 등을 통해 지역별 포획 전략을 수립한다.
오는 29일 업무를 시작하는 환경부 소속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역학조사 및 방역 표준진단기법 개발, 질병 조사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연재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1년간의 대응 경험과 기관간 협력을 토대로 다가오는 겨울철 추가 확산 및 사육돼지 전파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등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파주 = 신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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