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여인이 보름밤 대결을 청했다 네온이 하나 둘 꺼지는 어둠 속에서 검을 뽑았다
풀싹 폴싹 날아올라 맥주 소주병 불판 연통 유리창들을 베어댄다 베어지는 것들은 모두 그녀의 칼춤에 질식, 비명소리도 없다
꼬부라진 혀 뒤틀린 폭언의 독침이 튄다 독침이 정확히 정수리의 사혈로 날아온다 화분의 행운목 둥치가 뽑힌다 선 채 부르르 히야시 물병의 얼음물을 뒤집어쓴다
벽 사이 머리를 처박고 사시나무가 되었던 나는 소주를 병째 나발 불고 가운데로 나와 맞선다”이제 고마 해라 엉?”
시뻘겋게 달은 불집게를 입에 문 듯 이십이 공탄 최대 화력 소리를 터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