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넘치는 것은 부족함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제 아무리 좋은 것이 있어도 넘치는 자에게는 받아들일 공간이 없어 버려야 한다. 지나친 과욕에 대한 경고다.
재물은 귀도 눈도 없어 듣지도 보지도 못해 능동 아닌 피동적이다. 하지만 화는 있다. 과욕 지나친 욕심에 화는 보고만 있지 않고 반드시 화의 본질을 들어낸다. 그래서 재물에 대한 지나친 욕심만 버려도 행복해 진다고 한다. 
결국 인간을 추하게 만든 것이 욕심 그것도 권력과 재물에 대한 과욕이다. 물러서야 할 때 물러서지 못하고 포기해야할 때 포기하지 못하면 재앙에 휩싸여 추함이 들어 난다. 그래서 재물을 얻거나 잃은 것에 크게 의미를 두지 말아야 한다. 불행의 대부분은 욕심 과욕으로부터 생긴다는 것 잊어서는 안 된다. 
길에 돈다발이 가득 든 가방이 있는 것을 보았으면 보고 그냥 지나치거나 가까운 지파출소에 신고해야 하는데 그 돈다발에 욕심이 생겨 가져간다. 그 행위가 곧 점유이탈물횡령혐의에 해당 처벌을 받아야 하는 화를 당하게 된다. 부당한 욕심이 가져다 준 결과다. 
욕심과 관련 자기가 재물을 움직이는 자는 얻어도 기뻐하지 않고 잃어도 근심걱정하지 않아 천하의 대지를 모두 소요할 수 있다. 
반면 재물에 욕심이 많은 자는 거부당하면 증오하고 순조로우면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서 털끝만한 일에도 집착이 생긴다.
욕심은 인간 만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올빼미 같은 동물들이나 불나방 같은 곤충들에게도 있다. 그들 동물이나 곤충들도 욕심에는 한계가 없다. 때로는 욕심 때문에 목숨을 잃기도 한다.
불나방은 맑게 갠 하늘과 환하게 빛나는 달빛은 드넓고 청명하여 만물이 자유롭게 놀게 하니 이런 하늘을 날지 못할 이유가 없건만 그것보다도 우선 가까이 있는 촛불과 등잔불에 뛰어들어 불타 죽는다. 
그것은 불을 좋아하는 불나방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올빼미 또한 맑고 시원한 우물물이 끊임없이 넘쳐흐르고 늘 푸른 잣나무에는 맛있는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있어 먹고 마시기에 풍족한 때에도 유독 썩은 쥐 등 동물사체를 즐기며 다른 먹이의 좋은 맛을 뒤로 한다. 
하이나 또한 먹이를 많이 먹어 배가 터질 지경인 데도 또 다른 먹잇감을 보면 잡아 죽인다. 그것 모두 욕심 때문이다. 
사람이 넓은 세상 맑은 샘물가에서 어느 것 하나 부족하지 않은 가운데 소박한 음식을 기꺼이 취하며 살 수 있는데도 구차하게 명예와 벼슬 포상과 녹봉을 탐하여 하루하루를 누추하게 살다가 도리어 화를 입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것 불나방이나 올빼미와 다를 바 없다. 
권력이나 재물을 잃고 얻는 것에 크게 의미를 두는 것은 자칫 구차함을 보인다. 권력이나 재물에 지나친 욕심을 갖다 수십 년 잘 살아 온 그 모든 것을 잃는 사람들 수 없이 볼 수 있다. 
근래 한국 정치인 중에서 역대 대통령들만 보아도 잠시 잠간 어쩌다 대통령이 됐던 최규하와 윤보선 두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불행했던 것 부인할 수 없는 사실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한 사람은 하와이로 도망 죽어서 돌아오고 한사람은 임기 중 부하가 쏜 총에 맞아 죽고 네 사람은 교도소에 수감 영어의 몸이 됐으며 한 사람은 가족의 불미스러운 일로 자살을 하고 또 다른 두 사람은 자식 일가친척들의 위법부당한 일로 지탄을 면하지 못하고 죄인 아닌 죄인생활을 하는 등 그들의 말로는 대통령이란 영광 보다는 불명예로 얼룩, 대통령을 하지 않은 것만 못했다. 그들만 보아도 무엇인가를 얻고 잃은 것에 크게 집착할 것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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