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째 0%대에 그치는 등 저물가 장기화 기조가 이어졌지만, 밥상물가나 집세 등 서민이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국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영향으로 달걀값 등 먹거리 물가가 치솟아 설 명절을 앞두고 서민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6% 올랐다. 작년 10월(0.1%)부터 4개월째 0%대다. 앞서 작년까지 연간 물가상승률은 1965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2년 연속 0%대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 상승폭은 0.4%로 2019년 2월(1.1%) 이후 1년11개월째 0%대 이하에서 머무르고 있다.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도 0.9% 상승에 그쳐 작년 12월부터 두 달 연속 0%대 상승률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제유가 하락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내수 경기 위축이 저물가를 이끌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고교 무상교육 등 정부 정책에 따른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다만 이 와중에도 농·축·수산물 등 먹거리 물가는 치솟았다. 
먹거리 물가와 함께 서민 부담을 키우는 전월세 등 집세도 상승세가 지속됐다. 집세는 0.7% 오르면서 2018년 4월(0.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세(1.0%)는 2018년 10월(1.1%) 이후 가격 상승률이 가장 컸다.
정부는 이달 물가상승폭 역시 지난달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동안 낮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전개 양상이나 국제유가 흐름, 기상여건 등 농축산물 수급 상황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설을 앞두고 서민 물가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주요 성수품을 중심으로 공급량 확대에 역점을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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