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가 자동차 생산국 순위에서 5위를 탈환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인도에 5위를 내어준 이후 5년 만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자동차 생산량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여파로 15.5%의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10대 자동차 생산국은 중국·미국·일본·독일·한국·인도·멕시코·스페인·브라질·러시아 순으로 집계됐다. 이들 10개국 모두 생산량이 줄어 중국 2%, 미국 19%, 일본 16.7%, 독일 2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11.2% 감소했으나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적어 2019년 7위에서 5위로 상승했다.
6위 인도와 멕시코는 각각 24.9%, 21.2% 감소하면서 한단계씩 순위가 밀렸다. 스페인과 브라질은 각각 19.6%, 31.6% 감소했고 러시아가 15.7%에 감소에 그치며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 2019년 10위를 차지한 프랑스는 13위로 하락했다.
10대 생산국별 생산감소폭 격차에 따라 세계 생산량 중 각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변화했다. 중국은 4.4%포인트, 한국은 0.2%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코로나19에서 빠른 속도로 회복하면서 생산 감소율이 2%에 그쳤고, 세계 생산 점유율도 2019년 27.8%에서 2020년 32.3%로 대폭 확대됐다. 전기동력차 생산·판매 역시 각각 7.5%, 10.9% 증가하며 미래차 산업에서도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수출시장 영향으로 수출은 21.4% 감소한 189만대로 부진했으나 내수 호조로 국산차 국내 판매량이 4.7% 증가하면서 국내생산 감소율은 11.2%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생산국 순위 5위를 탈환하는 한편 세계 생산 점유율도 소폭 증가했다.
KAMA는 “우리나라의 5위 탈환은 주로 코로나19에 의한 인도, 멕시코 등의 생산 차질에 기인했지만 현대차 등의 노사협력 및 최근 SUV/고급차/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위주로의 자동차 산업 구조 급변 등도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KAMA 정만기 회장은 “어려움 속에서 한국이 생산국 5위를 탈환한 것은 큰 성과지만 중국 약진 등 여건 변화를 감안하면 스마트화/고급화/전동화 등 혁신 노력이 한층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과감한 규제개혁, R&D 등 경쟁력 지원 정책을 지속 확대하고 주주/경영진/근로자는 한 팀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협력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고 봤다.
이어 “최근 현대차의 2년 연속 무분규 타결 등 노사간 협력이 코로나19 위기극복은 물론 경쟁력 향상과 노동안정성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됐다”며 “향후 협력 경험을 더욱 축적해 노사의 에너지를 갈등 해결이 아닌 생산혁신에 대한 투입으로 전환해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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