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립 기자 / 카드사들의 수익이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신규 부수업무를 통한 새로운 수익원 확보도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번달 현재 8개 신용카드사 중 감독원에 신규 부수업무를 신고한 곳은 비씨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세 곳에 그쳤다.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은 카드사 부수업무 규제를 허용된 업무만 할 수 있는 ‘포지티브’ 방식에서 금지되는 행위만 예외적으로 규정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했다.

제과점, 자동차정비업 등의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해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카드사들이 자유롭게 부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경영난에 빠진 카드사들은 휴대폰 판매와 PB상품 판매, 부동산 임대료 및 아파트 관리비 등의 전자고지결제업에 뛰어들었지만 실적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삼성카드는 지난 2월26일 반환조건부 할부취급에 따른 중고휴대폰 매매 관련 업무를 신고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임대 프로그램’를 도입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스마트폰을 일정 기간 대여해 사용한 후 반납하면 새 스마트폰으로 바꿔주는 서비스다.

삼성카드는 고객이 스마트폰을 할부로 구매한 뒤 1년 이후 중도 반환하면 다른 중고업체에 판매하는 업무를 할 계획이다.

삼성카드는 또 4월에 아파트관리비의 신용카드 결제를 위한 전자고지결제업에도 진출했다. 아파트 관리비 카드 납부를 신청한 고객에게 전기료, 수도세 등의 관리비 내역을 고지해 사업자에게 수수료를 받는 수익 구조다.

삼성카드 측은 “아파트 관리비 사업은 부수업무로 수수료 수익도 기대하면서 회원의 결제 편의성을 높이고 회원 기반을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부수업무가 네거티브로 전환된지 1년이 흘렀지만 신사업 실적은 거의 없다”며 “아직까지는 신사업이 카드 결제를 늘리는 데에 방점이 찍혀 있어 카드부문과 신사업을 나눠 실적을 잡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8월 부동산임대료 납부서비스 관련 전자고지결제업을 부수업무로 신고했다. 인터넷 홈페이지와 모바일앱에 결제 플랫폼을 구축해놓고 임대사업자에게는 임대 관리 서비스, 임대주택 거주자에게는 월세, 소득공제 등의 증비서류을 각각 제공할 예정이다. 

그나마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BC카드다. BC카드는 지난해 11월26일 중소기업 제품을 BC카드의 PB(Private Brand)를 이용해 판매하는 PB사업을 신고했다. 지난 4월 중소기업과 손잡고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출시해 세탁세제, 치약, 타월 등 생필품 등을 판매해 9월말 기준 매출 1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타월, 세제 등 생활용품에서 벗어나 단계적으로 40여종 이상의 상품을 지속 발굴해 판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카드업계는 기존 산업 구조가 두텁게 구축된 상황에서 신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항변한다.

업계 관계자는 “당연히 신사업을 시작한다면 수익이 나야 하지만 몇 개월 만에 실적이 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며 “소위 대박을 터트리는 사업은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아예 해외로 눈길을 돌리는 카드사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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