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의료진이 정상 호흡(사진 왼쪽)과  KF94마스크 착용 시 호흡 상태를 촬영한 모습.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준 교수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준 교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최근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급증하면서 생긴 궁금증 한 가지가 있을 것이다.
‘마스크도 잘 쓰고 백신도 맞았는데 왜 걸렸을까’하는 물음이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일환으로 국내 의료진이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준 교수는 특수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KF94마스크 ▲KF94마스크 착용 후 운동하거나 숨이 찰 때 ▲쉴드마스크 ▲정상호흡 등 방역 마스크 종류별로 호흡기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관찰 실험을 진행했다.
보통 사람은 평상시 호흡할 때 약 500㎖의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쉰다. 이를 1회 호흡량으로 부른다. 마스크 착용 유무에 상관 없이 항상 1회 호흡량이 충분히 확보돼야만 편하게 호흡할 수 있고, 1회 호흡량이 부족하면 숨이 가빠지거나 불편하다고 느낀다.
김 교수는 이번 실험을 통해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주로 사용하는 KF94 마스크 착용 시 필터 때문에 공기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면 1회 호흡량을 확보하기 위해 필터 이외의 얼굴과 마스크 사이의 틈으로 공기가 이동해 부족한 공기량을 보충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러한 경우 공기가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마스크가 얼굴로부터 떨어져 틈이 생긴다.
이 때문에 마스크에 얼굴을 밀착해도 오히려 1회 호흡량이 더욱 부족해져 마스크와 얼굴 사이의 틈으로 공기가 더 강하게 샜다.

편안한 호흡을 위해 느슨하게 착용할수록 공기가 더 많이 샜다.
만일 KF94마스크를 쓰고 운동을 하거나 숨이 차서 더 많은 공기량이 필요하면 모자란 공기량을 보충하기 위해 마스크가 더 많이 들리고 틈으로 새는 양도 많았다.
다른 비말 마스크는 KF94마스크보다 필터 기능이 떨어져 공기가 마스크를 그대로 통과해 호흡은 편했지만 차단력이 떨어졌다.

아주대병원 의료진이 비말 마스크와 쉴드 마스크 착용 시 호흡 상태를 촬영한 모습.

쉴드 마스크 역시 필터가 없어 공기가 그대로 마스크 아래로 이동했다.
김 교수는 마스크를 완벽하게 착용해도 공기가 유출될 수밖에 없어 감염의 위험성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마스크 착용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불편하더라도 코 부분을 꼭 눌러 밀착하는 등 가급적 틈이 없이 사용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손 씻기 등 철저한 방역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이번 실험을 통해) 결국 호흡이 편하면서 안전한 마스크는 없고, 호흡이 편하면 마스크 필터 기능이 떨어지거나 틈으로 유출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며 “더욱 안전하고 편안한 호흡을 위해 기존 마스크와 다른 개념의 새로운 마스크가 개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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