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숙 훈련과 평가전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라고 협회에 보고했지만 강행됐다”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리그오브레전드(LoL)’ 한국대표팀을 이끌 김정균 감독이 선수 선발부터 합숙 훈련, 평가전 취소 등 대표팀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21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e스포츠 명예의 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수들이 앞으로 MSI, 국가대표 선발전 등 일정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협회에 평가전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냈었다. 또 평가전이 취소되면서 합숙이 무의미한 상황이었지만 강행됐고,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당초 한국e스포츠협회는 오는 22일부터 23일까지 LoL 종목 국가대표 평가전을 개최할 예정이었다. 
상대는 중국 대표팀이었으나, 중국 정부의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국내 입국이 어려워져 무산됐다. 
협회는 “현재 국내 코로나19 상황 역시 해외팀들이 MSI를 앞두고 국내 체류 시간을 늘리기에 부담이 큰 점을 고려했다”고 해명했다.
이로써 공개 평가전은 LoL 최종 국가대표 6인이 결정된 뒤로 연기됐다. 
그러나 소집훈련은 강행됐고, 이를 둘러싼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소집훈련 사흘 만에 조기 종료했다. 
협회는 “예정돼 있던 평가전 일정이 연기됨에 따라, LoL 국가대표 지도자의 의견을 수렴해 선수들이 비시즌 기간 컨디션 관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일정을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또 협회는 최종 명단 선정 일정과 관련해 “대한체육회 최종명단 제출기한이 4월 말이었는데, 5월 말~6월초로 미뤄졌다. 이에 맞춰 선수 파견에 차질 없도록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숙훈련과 평가전을 성급하게 준비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협회는 “1월 중순부터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와 협의를 진행했다. 라이엇 게임즈 승인절차 진행 후 3월초부터 평가전 준비 과정에 돌입했기 때문에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 평가전을 급하게 추가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협회가 처음부터 최종 6인을 선정하지 않고 10명의 예비명단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았다. 
최종 명단에서 탈락하는 4명의 선수가 느낄 상실감을 걱정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특히 높았다. 
협회는 “개인의 역량이나 투철한 사명감, 팀 내 융화력, 협동력 등 국가대표로서 필요한 역량들을 추가로 어필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도 불합리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명단 제출 과정을 보면, 선수단 규모를 제출하는 수 엔트리→예비명단→최종명단 제출로 세 단계 과정을 거친다. 
협회는 “만일 최종 국가대표가 결정된 뒤 예상치 못한 결원이 발생했을 경우, 이미 제출한 예비명단 내에서만 교체가 가능하고 그 외의 선수 추가는 불가능하다”며 예비명단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 밝혔다.
예비명단에는 ▲‘기인’ 김기인(광동 프릭스) ▲‘제우스’ 최우제(T1) ▲‘캐니언’ 김건부(담원 기아) ▲‘오너’ 문현준(T1) ▲‘페이커’ 이상혁(T1) ▲‘쵸비’ 정지훈(젠지 e스포츠) ▲‘데프트’ 김혁규(DRX) ▲‘구마유시’ 이민형(T1) ▲‘케리아’ 류민석(T1) ▲‘베릴’ 조건희(DRX) 등 총 10명의 선수가 올랐다. T1 소속 선수들이 5명이나 된다.
협회는 “T1 소속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일정에 부담감을 더 느끼게 된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스포츠 국가대표로서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국위를 선양하겠다 결심하고 소집 요청에 응해준 선수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전했다.
최종 LoL 국가대표 명단은 합숙 훈련 결과와 예비명단 선발 시 기준이 됐던 ▲개인기량(라인전, 운영능력, 챔피언 폭 등 선수 역량) ▲팀워크(인게임내 리더십, 융화력, 승리 기여도 등) ▲국제무대 경험(위기관리, 주요 활약상 등 국제무대에서 경험 평가) ▲2019년부터 최근 4년간 국내외 대회 성적과 개인 수상 실적 ▲KDA, 킬 관여율, 분당데미지, 분당 경험치 격차, 분당 골드격차 등의 정량 지표를 반영해 선발한다.
선수 선발 권한은 협회와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종목별 소위원회에 있다. 소위원회 명단은 비공개다. 
감독은 선수들을 평가한 결과를 협회에 보고할 수 있다.
김 감독은 “개인적인 의겸”임을 강조하며 “나는 최근에 열렸던 ‘LCK 스프링’의 선수 지표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현재 팀의 케미스트리와 선수 지표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을 협외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합숙 훈련 중의 지표는 굉장히 애매모호하다”며 “단기간 합숙 훈련을 통해 더 좋은 선수를 뽑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최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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