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보라
염보라

 

여러개의 줄은 일흔살 노인의 심장이다

밥이 코로 넘어간다

밥 먹는 것이 가장 어려워요

이 말을 끝으로

위암말기라는 제목이 목을 뚫었다

뚫린 목은 못으로 철저히 박아

언어를 잃었다

시인이었다던 노인 허공을 향해 글을 쓴다

뭐라고요 입을 크게 벌려 얘기해요

어둠에 사라져 가는 아들

노인은 두 손 모아 힘껏 손뼉친다

또 시작했구먼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다고.

뚫리지 않는 언어 어둠 속에 묻히고

아들아

노인은 눈물과 함께 끝없이 박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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