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 때문에 지구가 뜨거워지고 빙하가 녹으며 해수면이 높아져 삶의 터전이 사라지고, 폭염·폭설·태풍이 폭증하고 있다는 게 이 시대의 상식이 됐다.
“이 상식에는 오류가 가득하다. 지구는 불타고 있지 않고, 해수면은 무섭게 상승하고 있지 않으며, 폭염·폭설·태풍 역시 폭증하지 않았다. 이 믿음이 유지되는 이유는, 사람들의 공포심과 죄책감을 바탕으로 기후변화 이슈를 끌어가려 하는 여러 이해집단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에너지부 과학차관으로 일한 스티븐 E. 쿠닌 뉴욕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는 책 ‘지구를 구한다는 거짓말’(한국경제신문)을 통해 기후 과학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수 세기 동안 지구가 따뜻해진 건 사실이지만 이는 최고 기온 상승이 아닌 최저 기온 상승의 결과다. 즉, 기후는 난폭해지기보다 온화해지고 있다. 언론 기사 헤드라인에서 만나는 ‘불타는 지구’는 없다는 얘기다.
기온 상승을 2075년까지 1.5℃로 제한하기 위해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어야 한다. 이 목표는 이미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지구를 구하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현재 기후과학이 학문적 완성도가 매우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기후변화 논란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됐다. 결론적으로 지금 우리에게 자연의 영향과 인간의 영향을 구별해낼 능력이 없다는 판단에 이른다.
저자는 달성 가능성이 낮은 탄소 중립 대책보다 적응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주장한다. 기후 변화 적응이란 대안은 인류 역사상 실현된 대응법이다. 말로만 배출량 감축을 주장하며 제자리 걸음인 파리협약을 넘어, 지금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논하는 것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기후변화 대응법이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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