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사람들은 가끔 입에 가시가 돋는다고 말을 한다. 말을 많이 한 사람이 한 동안 말을 못하게 되자 입에 가시가 돋는다는 말이다. 말이 많은 말쟁이가 하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집에서 60년이 넘도록 이른 아침이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그 무엇보다 먼저 찾았던 것이 조간신문이며 그 신문을 읽는 일이 그 어느 것 보다 소중했었다. 
그런 신문을 2022년 들어 보지 않기로 하고 끊었다. 끊게 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나이도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직장생활을 하지 않고 비교적 집안에서 생활을 하면서 특별히 신문을 구독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아 언제 신문구독을 그만 둘까 망설이던 차에 신문 구독료가 월 15,000원에서 20,000원으로 5,000원을 인상한다는 통보가 있어 차제에 그만 볼 생각을 하고 지국으로 전화를 했다.
끊고 나서 나도 모르게 한 동안 아침이면 현관문을 열고 서성였다. 허전함에 빠져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오랫동안 사귀어오던 다정한 친구를 잃은 듯 가슴 한 구석이 텅 비어 갖가지 생각에 빠졌다. 눈에 가시가 돋았다.
눈에 돋은 가시가 가슴을 찌르고 또 찔렀다. 신문 구독을 그만하겠다는 결심이 다정했던 친구를 멀리 떠나보낸 것보다도 더 아프게 했다. 
뿐만 아니라 눈에 가시를 돋게 했다. 더욱 더 중요한 것은 내 삶에 지렛대였으며 또한 훌륭한 나침판이었던 중요한 그 무엇인가를 잃은 것 같았다. 스승을 떠나보낸 것 같았다. 
그 동안 신문이 내게 보다 멋진 인생을 위해 노력하라고 가르쳤다. 또한 항상 품위를 지키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지식 교양 절대로 소홀히 해선 안 된다. 라고 하며 자기 자신을 좋게 보이게 하는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등 내 인생 삶에 커다란 밑거름이 됐다. 
60여년이 넘게 신문을 매일 아침이면 기다리고 기다리며 읽었다. 그것을 밑거름으로 공직과 법인 등 직장에서 퇴직한 후 수년 전 글을 쓰기 시작 선택과 운명이라는 책을 비롯하여 10여권 책을 내기도 했다.  
그 뿐만 아니라 2015년 이후 신문에 칼럼을 썼다. 2019년 8월 15일 1045편의 칼럼을 신문 등에 게재 그 사실을 칼럼수필논설미디어부분 세계최고기록 인증을 받았다. 다시 말해 기네스북에 등제됐다. 그 후로도 계속 칼럼을 써 2천22년 7월 현재 1천705편이 신문잡지에 게재했다.
60여 년 동안 아침이면 읽던 신문이 내게 글쓰기라는 자식을 태생시켰으며 또 신문을 읽지 않은 그 언젠가부터 눈에 가시를 돋게 했다. 신문구독이 낳은 글쓰기라는 자식과 눈에 돋은 가시는 곳곳을 찔렀다.
말을 많이 하던 사람이 말을 하지 않자 입속에 가시가 돋아난다는 말이 있듯 아침이면 60여년 이상을 읽던 신문을 보지 않자 내 눈에 가시가 돋았다. 그것도 커다란 가시가.
눈에 돋은 가시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다시 신문을 구독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결국 그것도 하나의 습관이자 버릇이다. 
나쁜 버릇에 빠지지 않도록 평소 생각이며 행동거지 똑 바로 해야 한다. 바른 행동거지는 자신은 물론 주변의 모두가 다 같이 행복한 삶의 근원이 된다. 
중요한 것은 나쁜 행동거지가 버릇이 돼 입에 가시가, 눈에 가시가, 아닌 가슴에 가시가 돋아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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