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헐적인 등 통증이 있던 50대 남성 A씨는 췌장 검사를 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아버지가 췌장암으로 수술받은 적이 있어 걱정이 더 많았다. 의료진은 허리를 굽히거나 몸을 뒤틀 때 등 통증이 더 발생한 점, 황달, 식욕부진, 체중감소, 지방변 등 다른 췌장암 의심 증상 등이 없는 점으로 미뤄보아 췌장 통증이 아닌 근육통으로 진단했다.
췌장암은 예후가 좋지 않아 생존율이 낮은 암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국립암센터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췌장암의 5년 상대 생존율 추이는 13.9%로 9명 중 1명 정도만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췌장암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등 통증이나 황달이 있으면 췌장암을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 14일 주광로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와 함께 등 통증으로 췌장암을 의심할 수 있는 경우는 어떤 경우인지 알아봤다.
등 통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등과 연결된 다양한 근육부터 대상포진 같은 신경질환, 심지어 심장 근육이나 갈비뼈에 문제가 있어도 발생한다.
주 교수는 “실제로 등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지만, 대부분의 경우 신경성(과민성), 건강염려증, 운동 부족, 부인과 질환, 근골격 질환 등이 원인이었다”며 “췌장암 발생 비율은 1만명당 1명꼴로, 발병 가능성이 낮은 질환이기 때문에 사실상 등 통증이 있다고 해서 실제로 췌장암일 확률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등 통증이 전혀 관련 없는 것은 아니다. 췌장암으로 인해 등 통증이 발생하면 이미 3기 이상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통증 위치는 췌장부위 즉, 명치 뒤쪽이고 통증이 시작되면 1시간 이상 지속된다. 간혹 다른 곳으로 뻗치는 방사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등의 특정 부위가 아픈 경우, 스트레칭이나 등을 쭉 펴면 통증이 사라지는 경우, 허리를 돌릴 때 잠깐 아픈 경우는 대개 췌장암으로 인한 통증이 아닌 셈이다. 췌장암은 체중감소, 식욕감퇴, 당뇨, 췌장효소 부족으로 인한 묽은 변 등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동반 증상을 함께 검토해 진단을 내리게 된다.
등 통증 외에 췌장 낭종이 있다는 소견도 췌장암을 걱정하게 만드는 큰 요인이다. 모든 낭종이 암으로 발전하지는 않지만, 점액성 낭종이 있는 경우 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낭종 소견이 있으면 이후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주 교수는 “췌장 낭종이 단기간 암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며 “여러 지표를 통해 암이 되는 시기를 예측할 수 있어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제때에 치료하면 췌장암이 되기 전 완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췌장 낭종을 제거해야 하는 경우 미세침습 수술인 복강경 수술을 이용해 낭종만 절제하거나, 낭종이 뿌리에 생긴 경우 조금만 잘라내 치료한다. 복강경 수술은 배의 근육 등 조직을 자르지 않고 구멍 하나만 뚫어 시술할 수 있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최근에는 낭종 부위에 항암제나 에탄올을 투여해 낭종을 괴사시키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낭종의 형태에 따라 적용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에탄올 때문에 췌장 전체가 녹아내릴 수도 있어 연구가 더 필요하다.
췌장 낭종이 갑자기 암으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또 암으로 발전하는 것이 매우 느린 경우 당장 치료할 필요가 없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고 가볍게 여겨 방치해선 안 된다. 
주 교수는 “췌장 낭종이 있어도 100세가 넘어야 암이 된다면 생활에 문제가 되지 않는 이상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지만, 주치의와 함께 정기적인 검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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