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찬만 수원시재향군인회 부회장/수원지역사회 교육협의회 부회장 등
우찬만 수원시재향군인회 부회장/수원지역사회 교육협의회 부회장 등

■반도체는 패권 전쟁시대의 '전략 물자'다

 

미국은 반도체 종착역에서 역주행이 아니라 더 앞으로 나가지 못하면 세계의 반도체 주도권 싸움에서 밀려나게 되는 절박감이 있다.

미국과 중국은 안보를 지키고 심장을 확보하는 데 봐주거나 양보가 없다.

1986년 G1 미국과 G2 일본 사이에서도 10년에 걸친 반도체 전쟁이 있었다.

하지만 2023년 바이든 대통령 시대의 미.중반도체 전쟁은 다르다. 산업의 주도권이 아니라 국가 안보를 두고 싸우는,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국가의 체제 간 패권전쟁이다.

미국은 바이든 정부들어 전략을 바꾸어 중국이 치명적으로 약한 반도체 기술전쟁을 시작했다. 제조시대에는 석유공급을 끊어서 전쟁을 끝냈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데이터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반도체의 공급을 끊어 버리면 간단히 전쟁을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급망은 이제 미.중 전쟁의 가장 중요한 격전지가 되었다. 전쟁터에서는 지형지물을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중요한데 이제 반도체도 어디서 생산하느냐가 전쟁의 승패를 가른다.

 

■지금 이 전쟁의 한가운데 세계 반도체 1,3위 업체를 보유하고 세계 반도체 생산점유율 21%인 한국이 있다. 

미국이 시작한 미국내 반도체 생산 내제화는 전쟁과 같다.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대만과 한국에 의존하는 미국, 좋게 말하면 '프렌드 쇼어링'이지만 앞으로는 푼돈을 내밀고 뒤로는 안보를 무기로 위협하면서 한국과 대만을 억지로 '양자 삼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한국은 시장이 있는 중국에 공장을 지으려니 미국의 보복이 무섭고, 미국에 공장을 지으려니 기술 누출의 위허이 도사리고 있다. 

지금은 세계 반도체 전쟁에 내 편은 아무도 없고 오로지 국익만 있다. 기술이 있으면 대접받고 없으면 버려진다.

한국은 미국공장을 착공하고 나서야 비로소 미국으로 보면 국부 유출을 막는 기막힌 지혜지만, 한국의 입장에서는 '보조금의 덫'에 걸렸다는 것을 알았다.

황당한 것은 2023년  3월27일 미국 상무부 산하 국립표준연구소의 미국 투자 기업 보조금 신청 신고 자료 목록이다.

*기업의 현금흐름과 예상이익은 물론이고 웨이퍼 종류벌 생산 능력, 가동률, 수율  등의 생산 정보, 소재,인건비, R/D 등의 원재료와 원가정보, 판매가격을 모두 엑셀 파일 형태로 제출하게 되어 있다.

초과이익 공유를 산출하기 위한 근거라는 명분으로 반도체 기업의 기밀로 분류되는 가장 민감한 비밀정보를 모두 미국정부에 제출하라는 것이다.

결국 이것은 명분은 뭐라고 하든지 간에 1986년 미.일 반도체 협정에서 미국이 일본기업에 요구했던 것과 같은 내용이다. 이르만 지원법이고 이를 통해 한국과 대만 기업의 첨단 공장 기밀을 모두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미.중의 반도체 전쟁은 이제 시작이고 아직은 미국도 중국도 한국의 기술을 절실히 원하는 단계다.

한계에 부딪히거나 막다른  골목에 몰렸을 때는 배수진이 답이다. 도망갈 여지가 없어야 비로소 살 수 있다. TSMC의 사례를 핑계삼아 미국과 반도체 보조금  추가 협상에서 한국은 배수진을 쳐야 한다.

미국은 탈중국을 노래 부르지만 세계 최대의 반도체 시장을 가진 중국의 용과 함께 춤을 추지 않으면 반도체로  큰돈을 벌 수가 없다. 용을 잡으려면 용의 굴로 들어가야지, 미국이 가지  말라고 한다고 철수하면 용을 잡을 기회는 없다.

핸드폰과 노트북용 메모리 칩을 만드는 한국의 중국 반도체 공장은 미국의 철수를 고려하기보다는 2023년에 미국의 6배 시장으로 커진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이 열리는 중국에서 아직 반도체 기술 요구 수준이 낮은 EV용 칩 공장으로의 전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미. 중이 전쟁 중이고 미국의 첨단 기술을 중국에 가져가지 말고,  중국에서 공장을 빼라는데도 애플, 인텔, 화이자, 퀄컴 같은 미국 첨단 산업의 대표 기업 CEO들이 중국 정부의 초청에 대거 참석하고 중국 경제예찬론을 읊조리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바로 시장 때문이다.

첨단 기술의 역사를 보면 기술은 돈이지만 기술은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 고객이 바로 돈이다.

2023년 세계 반도체 시장이 불황의 그늘 속으로 들어가고 있고 주요회사들이  모두 적자로 전환되었다.

중국은 반도체 수요의35%를 차지한다.

경기회복이 가장 빠른 중국이 이번 산도체와 IT 불황의 구세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희토류에 대해 동맹을 맺어 중국을 봉쇄한다고 했지만 정작 중국이 죽어  나간 건이 아니라 미국의 동맹국들이 사실상 시장을 잃어 말은 못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 동맹국과 마찬가지로 시장을 잃은 미국의 장비, 소재 기업들도 정부에 대들지는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다.

미국은 배터리가 없고 중국은 반도체가 없다.미국은 양자로 들인 TSMC(파운드리) 는 있지만, CATL(배터리)이 없다.

중국은 CATL(배터리)은 있지만 TSMC(파운드리)가 없다. 

한국은 삼성전자(파운드리)와  LG에리지솔루션(배터리)이 모두 있다.

 

■한국은 중국 반도체 산업의 부상을 정확히 봐야 한다. 미국의 반도체 봉쇄로 중국의 반도체는 다 죽었다는 것이 한국에서 보는 일반적인 시각이지만 미국 정부가 제한한 중국의 반도체 기술 통제기준 D램 18nm, 낸드128단, 로직14~16nm가 지금 중국 반도체의 진짜 실력이다.

2022년 8월까지 중국 반도체 회사 5,746개 폐업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한국에서는 중국 반도체 업계가 미국의 견제에 망했닥고 보는 시각이 넘쳐 나는데 이것은 오해다. 

2022년 중국의 연간 반도체 기업 창업수 는 6만 개가 넘고 부도율은 9.6%선이다. 최근 5년간 중국은15만 2,060개 반도체 기업이 창업했고, 1만 3,033개 기업이 폐업했다. 폐업율은 8.6% 수준에 불과하다.

■ 조선의 가난은 조선의 지직인들이 문제였고 미.중의 전쟁에서 한국이 실리를 챙기지 못한다면 그것은 한국 지식인의 문제다.

이미 중국은 2010년에 일본의 경제 규모를 넘었고, 2020년에 포춘500기업에  속한 중국 기업 수가 미국 기업 수를 넘었다.

한국의 GDP는 중국의 10%대로 추락했다. 그런데도 한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은 모두 한국이 여전히 갑이라고 착각했다. 사드 보복과 미.중전쟁을 겪으면서 한국 사회에서는 반중정서가 사상 최악이지만 한편으로 중국의 보복에 대한 공포, 즉 중국 포비아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 반도체 전쟁에서 미국이 G2이자 최고의 동맹이었던 일본의 반도체 산업을 무자비하게 학살했었는데도 G10인 한국을 우방,혈맹으로 특별 대우해 주고 반도체에서 당연히 배려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한국은 배터리에서 첫 번째  뒤통수를 맞았고  반도체에서 두 번째 뒤통수를 맞았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한국 지도층의 인식과 판단이 정확하지 않으면 한국의 미래도 장담하지 못한다.

국제관계에서 "피보다 진한 것이 돈'이다. 돈이 되면  

 적과도 동침하고 돈이 안되면 동맹도 죽이는 것이 냉혹한 국제관계다.

반도체는 이제 돈만 주면 살 수 있는 '경제 상품'이 아니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패권 전쟁의 전략 물자'다

미.중의 반도체 전쟁으로 이제 '반도체의 세계화'는죽었다. 당장 한국,대만, 미국이 짓는 5nm 이하 공장만 계획대로 모두 완공되면 2025년 이후 세계 반도체 시장은 심각한 치킨게임 속으로 들어간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미.중의 반도체 전쟁을 계기로 공급망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고, 이제 반도체의 투자와 생산은 국가 주도로 이루어진다. 미국, 유럽, 아시아 외에 인도가 새로운 생산자로 등장하고 있다.

 

■미.중의 전쟁에서 미국이  중국을 완전히 좌초시키지 못한다면 현재의 세계화된 산업과 기술 지도는 미국화와 중국화로 한 지구에 2개의 시스템으로 분화될 가능성이 있다.

기술 표준 역시 미국표준과 새로운  중국표준으로 갈라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미.중 양다리를 걸칠 수 밖에 없는 한국은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기술에서 2개의 표준 모두에 대비해야 한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협력과 상생의 시대'는 갔고 '양육강식과 각자도생의 시대' 로 진입하고 있다.

반도체 전쟁에서 믿을 것은 동맹도 이웃도 아니고 오직 우리 실력뿐이다.

한국은 미국의 동맹에서 벗어나는 두려움과 중국의 보복 공포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은 OS와 CPU 에서 세계를 제패했고, 그래서 세계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한국은 반도체 불황 사이클에서 역발상을 해야 한다. 미국과 일본이 반도체 장시 수출을 금지하는 것은 한국에게는 단기로는 악재,장기로는 호재다.

당장  한국 기업의 중국 메모리 공장들이 타격을 받지만 장기적으로는 메모리의 공급 부족을 불러오고 중국과의 메모리 기술격차는 더 커지게 만들어 추격자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

진정한 싸움꾼은 한 놈만 팬다.  낸드에서 투자를 늘려 3,4,5 위를 죽여 한국 점유율 75% 신화를 만들고, D램에서 투자를 늘려 3위 를 죽여 한국 점유율95% 신화를 만들면 게임은 끝난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한국에 날사왔고, 중국은 반도체 국산화  기업에 법인세를 10년간 면제했다.

지금 반도체 산업은 재벌의 수익사업이 아니다. 

미국과 중국도 국가의 명운을 건 안보 산업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반도체는 지금 국가대항전이자  쩐의 전쟁이다.

미중을 상대로 한 반도체  전쟁에서 안에서 우리끼리 싸우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 죽도 밥도 안 된다. 한국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다이아몬드알을 낳는 거위로 키워야 미.중의 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반도체 EUV 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네덜란드의 ASML은 전 세계 모든 첨단 반도체 회사가 매달리리는 반도체 핵심 공정인 노광공정의 룰메이커이자 슈퍼 을이다.모든 지혜를 한군데로 모으고 담대한 책략으로 메모리에서 세계  제패를 이루면 한국의 반도체도 미.중이 절대  무시하지 못할 네덜란드의 ASML과 같은 슈퍼 을의 길로 갈 수 있을것이라고 믿는다.

 

※한국 반도체  슈퍼 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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