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보훈지청 보훈과 윤민정
인천보훈지청 보훈과 윤민정

2019년 7월 27일, 미 육군통신대가 촬영한 영상이 세상에 공개됐다. 영상은 1951년 7월 10일 개성 내봉장으로부터 시작한다. 유엔군과 공산군이 모여 잠시 인사를 나누는가 싶더니, 4시간 동안 군사분계선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이어진다. 이로부터 약 1년 반 동안 포로 교환 협상이 오랜 시간에 걸쳐 이어진다. 영상은 1953년 4월 13일 거제의 64야전병원을 비춘다. 막사마다 부상을 입은 포로들이 가득하지만 치료할 의료진도 약품도, 식량도 턱없이 부족하다. 남에서 북으로 5,800명, 북에서 남으로 600명의 부상자들이 비좁은 수송버스에 실려 판문점으로 향한다. 
누군가는 하나뿐인 다리로 목발을 짚고 버스에 오르고, 또 누군가는 걷지도 못해 들것에 실려 차에 오른다. 포로를 교환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서로 간 대화는 이어지지 않는다. 누구도 비참함을 소리를 내어 울지 않는다. 
그리고 또다시 긴 협상 후에 비로소 판문점은 1953년 7월을 맞이한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역시 긴 대화 없이 11분 만에 서명으로 이루어진다. 그렇게 이 땅에서 잠시 전쟁이 멈추는 듯 했다. 그럼에도,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그로부터 70년의 세월동안 판문점은 그대로 그 자리에 있었다. 70년 동안 판문점에는 늘 침묵만이 함께했던 것은 아니었다. 간간이 대화의 목소리, 때로는 웃음소리가 들렸지만 그보다 많은 총성이 들렸다. 
70년간 우리에게는 끊임없는 위협이 있었지만 스스로를 바쳐 나라를 지킨 호국 영웅들의 희생으로 우리의 70년은 그렇게 평화롭게 지켜졌다. 그리고 그 사이 우리는 UN군의 지원을 받던 작은 나라에서 이제는 스스로를 지키고 나아가 다른 나라를 도울 수 있는 굳건한 국가가 되는 눈부신 성장을 맞이했다. 그 위대한 헌신에 감사와 추모의 마음을 담아 정전70주년인 올해를 바라본다. 
그리고 이 전쟁이 다음 세대에는 이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더 이상의 희생이 없이 평화로운 한반도가 되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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