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후한의원 청주점 원장
이지혜 후한의원 청주점 원장

기분 좋게 식사를 마쳤는데 소화도 안되고 더부룩하게 얹히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만일 체한 경우라면 두통까지 오면서 컨디션이 나빠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음식상(飮食傷) 혹은 담궐 두통(痰厥頭痛)이라고 한다. 
실제로 기능성 소화불량증을 가진 환자는 두통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12주 이상 지속되는 식후 팽만감, 위통, 작열감 등을 동반하면서도 내시경이나 다른 검사를 통해서 기질적인 원인이 없을 때 진단된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위 운동 장애가 가장 큰 특징이며 미주신경은 이러한 위 운동성을 조절하는 고위 중추다. 미주 신경의 기능 저하는 위 수축력을 악화시켜 소화불량의 전반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미주 신경의 장애는 지속적으로 구심성 경로를 자극하여 두통 발현에 관여 할 수 있다. 
일찍이 한의학에서는 이와 같은 소화기 기능과 두통 증상 사이의 연관성을 담궐 두통이라 하여 오래전부터 인지하고 분류하여 치료해 왔다. 담궐두통의 원인은 담음(痰飮)의 체내 정체이다. 담음은 한의학적의 고유한 개념으로 우리 몸 안의 체액 성분들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여 몸 안의 일정한 부위에 정체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비(脾), 폐(肺), 신(腎) 세 장기의 기능실조와 관련이 있다. 특히 소화기 계통의 기능이 약해지면 주로 발생하게 된다.
담음이 우리 몸에 쌓이게 되면 보통 머리가 심하게 아프고 어지럽거나, 속이 메스껍고 소화가 잘 되지 않으며, 호흡이 짧아지고 몸이 자주 붓는 증상을 대표적으로 보인다. 
특히 담궐 두통의 경우 머리를 조이듯이 아프며 눈썹 부위나 눈 뒤까지 먹먹한 느낌으로 아플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담궐두통을 침구치료와 한약으로 치료하고 있다. 침구 치료에 있어서는 위장 기능을 조절해주는 중완, 족삼리, 풍륭, 합곡, 태충 등의 혈자리를 치료에 중용하고 있다. 두통에는 백회와 태양 등의 혈을 주로 선택한다. 한약은 위의 담음을 없애주는 이진탕이나 반하백출천마탕을 처방한다. 
한의학에서는 위장기능이 저하됐다고 해서 환자에게 무작정 소화제를 처방하기 보다는, 위장이 약화된 근본 원인을 찾아서 같이 치료하는 것이 기본적인 치료 방향이다. 담음을 제거하는 한약 또한 위장을 도우면서도 동시에 담음을 해결하는 약재로 구성되는 것이 기본 골자이다. 
담궐 두통을 예방 하는데에는 생활 습관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기름진 음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미주신경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최대한 지양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혈관을 긴장시키는 카페인이 든 음료나 술을 줄이는 것은 기본이다. 또한 담궐 두통은 스트레스에 취약하므로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적절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며 충분한 휴식과 수면으로 신경에 회복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스트레칭 및 규칙적인 운동 등의 생활 관리에 신경 쓰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자율신경과 전반적인 몸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담궐 두통 및 소화 불량으로 인한 두통에 특효약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소화 불량과 함께 두통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라면 한의원에 방문하여 치료를 받는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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