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안 작가
백지안 작가

.국민연금 조기 수령 신청자가 80만 명을 넘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전년 대비 4만 3천 명이 증가했다고 한다. 1년씩 연금 수령시기를 앞당길 때마다 연 6%씩 감액된다. 5년까지만 당겨 받을 수 있다. 그 이상은 안 된다. 5년이면 30% 깍인 연금액을 받는다. 한 푼이 아쉬운 노년에 연금을 30%나 줄여 받는다는 것은 실로 심각한 문제이다.

올해부터 연금 수령 시점이 62세에서 63세로 늦춰졌다. 이래저래 준비가 부족한 노년의 시기는 늙음, 가난, 질병 등의 괴물과 마주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조기 연금 수령이나 하며, 괴물들의 횡포를 고스란히 당할 것인가. 시니어들에게 묻고 싶다.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세상은 격변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오픈 AI대표 샘 올트먼은 인류에게 다시 없는 황금기가 도래한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선 전쟁 이후 태어난 베이비부머가 2020년부터 노년 인구에 포함되었다. 그때를 기점으로 베이비부머가 시니어인 앞으로 10년간이 노년들이 활동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신문에서는 대놓고 60대를 신청년이라고 칭한다. 은퇴를 잊은 채 현역에서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으로 일하는 80대를 불퇴족, 옥토제너리언이라고 한다. 시니어를 부르는 용어들이 속속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지금은 그들의 변화가 마냥 신기해서 취재원이 될 수 있다.

시대의 변화는 일하는 시니어를 당연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 일의 영역은 마땅히 지식창업이다. 지혜와 경험의 총량이 커진 시니어들이 선택하기 제일 좋은 일이 지식창업이다. 그것도 규모를 크게 키워 신경을 버겁게 하지 않는 1인 지식창업이 마땅하다.

온라인을 서핑하다 보면 이미 1인 지식창업의 세계에 젊은 사람이 발을 많이 디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젊은이들은 시니어에 비해 도전력과 실행력이 훨씬 앞선다. 풀 보따리가 많고 적음은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변화를 빠르게 수용하며 한 계단, 한 계단씩 배워서 남 주기를 실천하면 되기 때문이다.

시니어는 조개 속의 진주처럼 감춰진 보석과 같다. 살아온 세월 동안 쌓인 이야기가 진주알이 되었다. 그 보석을 꺼내어 펼쳐 보여주는 용기만 내면 된다. 디지털 기술에 주눅들 필요가 없다. 우리가 다른 공부를 배우고 익혀 온 것처럼 배워가면 된다. 모든 공부도 내 것이 되려면 반복해야 하듯이 디지털 기술 또한 반복하면 된다. 오히려 이런 기술은 한 번 익히면 몸이 기억해서 더 오래 뇌에 머문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의 시니어들이 배움을 제일 열망하고 뭐든지 열심히 하는 세대라고 한다. 이들이 어릴 때 나라는 가난했다. 함께 잘살아보자는 운동으로 온 국민이 부지런히 움직이는 문화 속에서 성장했다. 그런 근면의 환경에서 자란 유전자가 시니어에겐 있다.

공원의 벤치는 100세 이후의 세대에게 양보하셔라. 지금은 시니어가 일할 때이다. 일하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닌 놀이하듯이 순간순간을 즐기면서 일하면 된다. 한때 펀잉글리쉬로 영어방송계를 주름잡던 문단열씨는 말한다. 사업 실패와 암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그가 얻은 깨달음은 "삶은 게임과 인생의 투 트랙"이라고 했다. 사업이나 학업은 게임이고, 가족과 관계는 인생이란다. 우리가 어떤 마음과 자세로 이것들을 대면해야 할지 말해주고 있다.

<지금은 시니어 지식창업시대다>를 쓴 작가로서 한 마디 덧붙이자면 가치 있는 노년은 우리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본인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지식창업의 무대에 오르기를 권유한다. 문밖에 언제까지 서 있을 것인가. 지금은 당신 내면에 이미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꺼내 보일 때이다. 지금 바로 시작하라. 시니어에겐 1인 지식창업이 답이다.. 

정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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