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후한의원 청주점 원장
이지혜 후한의원 청주점 원장

한번쯤 경혈이나 혈자리에 대한 얘기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경혈이란 인체의 경락 순행 경로상에 있는 부위로 한방에서 침을 놓거나 뜸을 뜨는 혈자리를 의미한다. 경락은 오장육부의 반응이 체표에 나타나는 경로를 말하는데, 이러한 경락에 있으면서 치료 좌표로써 활용 되는 자리를 혈 자리라고 한다. 대략 360여개의 혈자리가 있는데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혈자리에 침, 뜸, 약침, 추나 등을 통해 건강을 관리해 왔다. 현재에 이르러선 각종 연구를 통해 더욱 많은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오늘은 일상생활에서도 간단한 지압을 통해 효과를 볼 수 있는 혈자리에 대해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직장인들은 과로한 업무와 회식등으로 인해 소화불량 및 두통이 잦다. 바르지 못한 자세로 인해 경직된 목 근육 중에는 ‘후두하근’이라는 근육이 있는데, 이 근육을 자극 할 수 있는 경혈이 바로 풍지혈 (風池穴) , 풍부혈 (風府穴) 이다. 이 혈자리들은 중풍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해당 혈자리를 10초간 꾹 눌러주기를 5회 반복하면 머리가 한결 가벼워지면서 눈 또한 맑아지는 효과를 경험할 것이다. 
바르지 못한 자세는 목 뿐 아니라 어깨도 뭉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다. 어깨결림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혈자리인 견정혈 (肩井穴) 을 주기적으로 자극해주면 목, 어깨, 등의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오른쪽 손을 이용해 왼쪽의 견정혈을 지그시 눌러주면서 압통이 처음의 1/3 정도로 감소할 때까지 자극한다. 이후 반대쪽 손을 이용해 오른쪽의 견정혈을 자극해 준다. 
해당 혈자리들을 자극하고도 두통이 가시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때는 백회혈 (百會穴)과 태양혈 (太陽穴) 을 자극해주면 좋다. 백회혈은 정수리 근처에 있는 혈자리로, 해당 경혈을 지압해주면 머리의 통증과 함꼐 스트레스 해소, 불면증 예방 등 신경 완화 효과가 뛰어나다. 태양혈은 관자놀이에 위치한 혈자리다. 측두동맥이 지나가는 곳이기도 하며 해당 혈을 지압해주면 머리 부분의 혈액 순환을 효과적으로 촉진시켜 두통 완화 효과가 있다.
바쁜 현대인들은 식사를 하고도 소화불량으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기름진 음식, 심적 스트레스 등 여러 이유로 위장 기능이 떨어졌을 때는 신체 기혈 순환을 돕는 ‘사관혈(四關穴)’
을 자극해주면 효과적이다. 사관혈은 신체 기혈과 경락 소통을 돕는 네 개의 관문을 뜻한다. 전신의 막힌 곳을 뚫어서 다시 원활하게 흐를 수 있게 문을 열어주는 곳이다. 사관혈은 세부적으로 2가지 혈로 나뉘는데 양손의 엄지와 집게 손가락 사이에 움푹 들어간 ‘합곡혈(合谷穴)’, 양발의 엄지와 검지 발가락 사이에서 발등 쪽으로 약 2cm 위에 있는 태충혈(太衝穴)이다. 특히 급체 등 소화불량이 발생했을 때 이곳을 꾹꾹 눌러주거나 자극하면 증상이 나아진다. 이외에도 혈액순환 문제, 신경통, 근육통증 완화에도 좋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관혈을 자극함으로써 위장 운동 개선을 보였다고 한다. 추가적으로 각종 내장기능의 향상을 돕는 내관혈(內關穴) 또한 같이 자극해주면 효과가 더 뛰어나다. 
과도한 업무나 스트레스로 가슴이 답답하고 심지어 역류성 식도염까지 의심된다면 ‘단중혈(膻中穴)’과 같은 혈자리를 틈틈이 지압하는 것도 스트레스와 긴장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단중혈은 한방에서 ‘화(火)가 쌓이는 자리’라고 불린다. 명치 약간 위쪽에 위치해 있어 화가 나고 답답할 때면 자신도 모르게 쿵쿵 내려치게 되기도 한다. 단중혈을 검지와 중지로 지그시 누른 채 10초간 문지르면 화를 가라앉히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생활 속 유용한 혈자리들은 이 외에도 다양한데 변비로 고생한다든지, 멀미가 난다든지, 코가 계속 막히는 비염 등과 같은 때에도 효과적인 혈자리를 통해 증상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 물론 심한 증상은 꼭 한의원에 내원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며 개개인의 증상에 맞게 주요 혈자리는 한의사의 지시를 따라 생활에서도 꾸준히 지압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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