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 운영 등 윤석열 정부와 각을 세우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가 초기에 탈원전, 서해 월북, 탈북 어민 북송 등 전 정부에 대한 각종 정책을 뒤집으며 수사를 벌이는 등 거세게 압박했을 때도 침묵했던 문 전 대통령이 최근 윤 정부의 이념논쟁이 도를 지나친 데다 실정이 극심하다고 판단해 반격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초반에 머물면서 국정 동력이 약화됐는데도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사법리스크로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자 문 전 대통령이 윤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진보와 중도층에 지지를 호소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친문(친문재인)계에서는 “있는 그대로 봐달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홍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 대해 “흉상 철거는 역사를 왜곡하고 국군과 육사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처사”라며 “육사 차원에서 논의된 일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 논란이 커졌으면 대통령실이 나서서 논란을 정리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에도 “대한민국의 뿌리가 임시정부에 있듯이 우리 국군의 뿌리도 대한독립군과 광복군에 있음을 부정하는 것이냐”며 “여론을 듣고 재고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 부디 숙고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육군사관학교는 지난달 31일 교내에 설치된 독립운동가 6인의 흉상 중 홍범도 장군의 흉상만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또 나머지 흉상은 육사 교정 내 적절한 장소로 이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잼버리 대회 파행 논란에 전정부 책임론이 나오자 “새만금 잼버리 대회로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국격을 잃었고 긍지를 잃었다.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 됐다”며 “사람의 준비가 부족하니 하늘도 돕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문 전 대통령이 파행 운영을 비판한 것에 대해 “격려를 해주셨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나는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 또한 이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아주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로 인해 국민들의 불안이 매우 클 뿐 아니라, 어민들과 수산업 관련자들의 경제적 피해가 막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어민들과 수산업 관련자들이 입는 경제적 피해에 대해 강력한 지원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 이재명 대표와 격려 전화를 하며 “윤석열 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러워 전화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가 논란이 있는 사안을 전정부 탓으로 돌리며 공세에 나서자 문 전 대통령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야당 지지층을 향해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친문계 의원은 “해석할 필요가 없이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며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 나오는 여러 전망들을 일축했다.
<뉴시스 제공>
박창희 기자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