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후한의원 청주점 원장
이지혜 후한의원 청주점 원장

입으로 들어온 탄수화물은 소화 과정을 거쳐 포도당으로 전환되고, 이때 포도당이 혈액으로 흡수되어 우리가 ‘혈당’이라 부르는 형태가 된다. 포도당은 근육과 장기, 뇌 등의 최우선 연료로써 사용된다. 인체는 포도당이 꼭 필요하지만, 그 양이 많지는 않다. 성인 남성 평균 체중인 70kg 기준으로 혈액에 순환하는 포도당의 양은 4g이면 된다. 그러나 우리의 평소 식단을 생각해보면 4g은 훌쩍 뛰어넘는 것을 알 수 있다. 다행히도 인체에는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라는 시스템이 있다. 
인슐린은 세포가 포도당을 흡수하게끔 작용한다. 혈당이 체내에 높아지면 인슐린 분비가 촉진되어 남은 포도당을 세포 내로 흡수시킨다. 이러한 잉여 포도당은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의 형태로 저장된다. 
그러나 간과 근육에 저장하고도 남은 포도당은 지방으로 변환되어 복부 등의 지방조직에 축적된다. 인슐린의 분비가 늘수록 지방조직에서 지방산 합성이 증가되고 지방 분해를 억제하는 작용이 있는 것이다. 
혈액 속에 필요 이상으로 포도당이 많으면 혈액 속의 알부민과 결합하여 최종당화산물을 형성한다. 최종당화산물은 혈관 벽에 염증을 일으키고 혈전 등 찌꺼기까지 끼게 되면 작은 혈관부터 막히게 된다. 이러한 일을 막기 위해 혈중 포도당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우리의 몸은 식사 후 치솟는 혈당 수치에 위기를 느껴 빠르게 혈당을 내리기 위해 인슐린을 다량 분비한다. 
이로인해 식사 후 혈당 수치가 급격하게 치솟았다가 감소하는 현상을 혈당 스파이크라고 한다.
혈당스파이크로 인해 혈당이 큰 폭으로 요동치면 혈관이 버티지 못하고 문제가 생긴다. 앞서 말한 최종당화산물로 인한 혈관 벽 염증뿐만 아니라, 단기적으로는 여드름이나 수면장애, 편두통을 일으키고 장기적으로는 제2형 당뇨병, 관절염, 치매, 심혈관질환, 비만 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결국 혈당스파이크가 자주 발생하는 사람일수록 인슐린 분비 상승으로 인해 체지방량이 증가하게 된다.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혈당 관리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다만 개인의 타고난 차이로 인해 같은 음식을 먹는다고 하더라도 혈당 상승폭이 다를 수 있다. 혈당 상승폭의 차이는 체형, 나이, 혈액검사 수치, 장내 미생물 조성 차이, 신체 활동에 따라 개인차를 보인다. 한희학적으로는 체질이라고 볼 수도 있다. 때문에 본인 스스로 혈당을 올리거나 올리지 않는 음식을 파악하고 이를 반영해 식단을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방에서 혈당은 기본적으로 ‘열’을 불러일으킨다고 본다. 과하게 많은 당은 병리적인 열을 유발하여 몸 곳곳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속에 쌓인 열을 내리고, 기혈 순환을 증진시킴으로써 지방을 태우고 속에 쌓여 뭉쳐있는 열이 온몸에 퍼져 발산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체질에 따라 치료법도 다르다. 식탐이 많고 움직임이 둔한 태음인은 간에 열이 잘 쌓이므로 간의 글리코겐 합성이 과다해져 인슐린 요구량이 많아지고 췌장이 지치기 쉽다. 태음인은 간의 열을 내리고 복부 지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소양인은 스트레스에 취약한 경우가 많은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의 증가로 인해 혈당이 올라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따라서 심신을 안정시키는 처방이 유효하다. 비위기능이 약한 소음인은 췌장도 덩달아 약하게 타고난 경우가 많다. 비위 기능을 올려주면서 기혈 순환을 촉진시켜주면 자연스럽게 췌장의 부담이 줄어들면서 혈당이 떨어질 수 있다. 
평소 식단에서 칼로리만을 신경썼던 사람이라면 이제는 혈당도 신경쓰며 식이요법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적당한 운동도 필요한데 체지방이 낮고 상대적으로 근육량이 많을수록 기초대사량의 증가로 인해 소비되는 포도당이 증가하여 잉여포도당이 지방으로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식단뿐만 아니라 운동도 다이어트에 있어 꾸준히 해줘야 하는 이유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건강을 지키고 비만을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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