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식 기자
유광식 기자

아무도 보지 않는 누런 게시판이었습니다.
그 분은 오늘도 게시판 앞에 섰습니다.
울퉁 불퉁 무거워 보이는 가방을 내려 놓고..
면 장갑을 손에 낀 채로 힘차게 글씨를 써 내려갑니다.
“좋은 생각.. 착한 마음만 있으면, 모두가 새 세상입니다. 그저 고맙습니다”..
그 분은 이렇게 빈 공간을 글로 채우시고, 오늘도 그냥 가셨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그분이 여기를 찾은 지는 벌써 몇 년이 넘었습니다.
어디서 오셨는 지(?).. 왜 이렇게 글을 열심히 남기시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노랗게 빨갛게 변해가는 가을 나무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납니다.
“그래요 제가 보기에는 그대가 정말 좋은 생각을 갖으신 분이십니다. 마음도 착하시구요.. 저는 글을 자주 봅니다. 그때마다 스스로도 되돌아 봅니다. 그래서 고맙습니다. 저도 모두에게 마냥 고맙습니다”
오늘 따라 차가워진 바람도.. 파란 하늘도.. 길 거리의 사람들도 정말 따뜻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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