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고달프게 서서
꽃바람에 흔들리는 게
뉘인가
구불구불
콘크리트 바닥 실금
그 틈새에 뿌리 내려
한 생명이 되었는가?
가상한 일이로다.
끈질긴 목숨이여
빈 집 파수꾼이여
그래도
때 찾아
꽃은 달았구나.
내
그대 이름
불러주랴
‘지주달개비’라고
이렇게
또
한 계절이 가는구나
실금 틈새에서
푸른 신호등을 켜는
구차한 생령이여
끈질긴 넋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