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택 코리아교육연구소 이사장
한기택 코리아교육연구소 이사장

버스터미널, 식당, 카페, 병원 등 공공장소에서 영·유아 자녀를 조용히 시키고자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보게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하지만 영·유아들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사용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국교원대 산학협력단이 유치원에 다니는 만 3~5세 유아 학부모 2,179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5세 유아의 54.3%가 24개월 이하일 때, 디지털 기기를 접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13∼24개월 이하’의 시기에 자녀가 디지털 기기를 처음 접했다는 답변이 42.5%, ‘0∼12개월 이하’일 때 디지털 기기를 처음 접한 경우도 11.8%로 확인됐다.
영·유아들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사용은 ‘부모의 적절한 지도하에 활용할 경우’에 알파벳, 숫자, 동물 소리 등을 가르쳐주는 등 교육적인 앱, 게임, 동영상을 통해 학습 및 발달에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몇몇 어린이용 앱은 창의적인 활동을 촉진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이러한 앱을 사용하면 영·유아들의 논리적 사고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다. 비디오 통화나 메시지전달 앱을 사용하여 친화력을 향상시키고 협력과 협의를 배울 수 있으며, 가끔은 휴식을 위해 유용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도 있다. 
이상과 같은 효과는 부모가 부적절한 콘텐츠로부터 보호하고 사용 시간을 제어하는 등 교육적인 지도가 바르게 이루어질 때 가능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단점이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영·유아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너무 오래 사용하거나 가까이에서 보는 것은 눈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너무 오랜 시간 앉아서 보게 되면 신체활동이 감소하면서 비만 및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친구들과 상호 작용하고 대화하는 기회를 놓치게 될 수 있고, 사용 시간이 밤까지 지속되면 수면의 질과 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적절하지 않은 콘텐츠에 노출되어 정서적이고 심리적인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영상물을 많이 본 아이들 가운데 말이 늦는 경우도 있다’라고 하니 주의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영·유아 스마트폰 사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보면, 만 1세 이하 어린이는 스마트폰, 태블릿PC, 텔레비전, 게임기, 컴퓨터 등 전자기기 화면에 노출되는 것을 삼가야 하며, 만 2~4세 영·유아는 하루 1시간 미만으로 사용 시간을 조정해야 하며, ‘신체활동을 적절히 하고 잠을 충분히 자야 비만과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라고 권고했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성구 교수팀은 최근 만 2세 이전 미디어에 노출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보면 ‘언어발달 문제로 병원을 찾은 아이의 63%는 하루 두 시간 넘게, 만화 등 동영상을 봤으며, 언어발달이 늦어지는 문제를 호소한 아이의 95%는 생후 24개월 이전에 각종 미디어에 노출됐고, 특히 부모 없이 아이 혼자 미디어를 시청하면 언어발달에 더 부정적 영향을 준다’라고 발표하였다.
또한,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중독자의 뇌에선 약물 중독이나 게임 중독자와 비슷한 뇌 신경 호르몬의 기능장애가 나타나며, 실행기능과 집중력의 손상으로 인지기능 손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하였으며,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환자가 느는 것이 어린 나이에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접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영·유아들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사용은 장·단점이 있으니,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과 전문가들이 걱정하는 내용 등을 참고하여 부모들이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보살펴야 한다.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