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

척추질환은 현대인의 고질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평생 한번 이상 허리통증으로 고생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신명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8일 “퇴행성 척추변형을 방치하면 하반신 마비 등 심각한 증상까지 유발한다”며 “조기에 증상을 파악해 빨리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경고했다.
주원인 추간판 노화, 18세면 시작돼
퇴행성 척추변형은 척추뼈 사이 추간판의 수핵이 탈출해 신경을 누르는 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해 통증이 발생하는 척추관협착증, 위 척추뼈가 아래 척추뼈보다 배쪽으로 밀려 나가면서 허리통증과 다리 저림이 나타나는 척추전방전위증 등을 포함한다.
흔히 디스크라고 부르는 추간판은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 존재하는 단백질과 섬유질로 만들어진 조직이다. 척추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작용을 하는데, 보통 18세가 되면 노화가 시작된다.
신명훈 교수는 “나이가 들면 피부의 수분이 빠져 얼굴에 주름이 생기듯 추간판도 수분이 빠지고 탄력을 잃는다”면서 “그렇게 되면 충격이 잘 흡수되지 않고 체중을 받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무너지는 퇴행성 척추변형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퇴행성 척추변형이 지속되면 허리가 옆이나 앞으로 휘고, 등과 허리에 통증이 나타난다. 또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저리는 방사통, 다리에 쥐가 나고 당기는 증상 등이 동반된다.
나무보단 숲을 보는 치료, 최소침습수술 발전
퇴행성 척추변형의 치료는 모든 척추질환을 각각의 질환이 아닌 하나의 범주에서 바라보고 접근하는 데서 출발한다.
신명훈 교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척추질환은 요추간판탈출증, 척추관협착증 등으로 분류해 치료했지만 증상이 일시적으로 좋아질 뿐 재발하는 등 예후가 좋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퇴행성 척추변형의 범주에 모든 척추질환을 포함해 ‘몸의 기둥인 척추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명제에 주목하고 있다”며 “그동안의 척추질환 치료가 나무만 바라보는 접근이었다면 이제는 숲을 보는 접근이 시도되는 셈”이라고 부연했다.
퇴행성 척추변형의 치료 방법은 크게 비수술 치료와 수술 치료로 나뉜다.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한다.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는 신경차단술과 신경성형술이다. 신경차단술은 척추 중심 신경에서 빠져나온 신경뿌리 중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뿌리를 정확히 찾아 주사로 약물을 주입해 통증을 완화하는 시술이다. 신경성형술은 척추의 꼬리뼈 부분을 국소마취한 뒤 중추신경과 신경가지에 생긴 염증 유발 물질과의 유착을 제거하고 약재를 주입하는 시술이다.
이들 치료로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증상이 악화되면 수술한다.
신 교수는 “과거 뼈를 깎아내는 절골술을 많이 했는데, 뼈 자체 출혈량이 많아 일부 고령자에게 과다출혈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었다”면서 “최근 최소침습수술이 발전함에 따라 척추경 나사못을 이용해 허리를 구조적으로 잡아주는 수술을 가장 많이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소침습수술에 현미경 수술을 접목하면 합병증을 줄이면서 더 높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산소·근력 운동으로 예방…”등 뒤 근육 중요”
퇴행성 척추변형을 예방하려면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걷기, 뛰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이 좋다.
스쿼트 등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더 도움 된다. 단 규칙적으로 꾸준히 해야 효과가 있고, 잘못된 방법으로 하면 무릎에 부담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신명훈 교수는 “척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히 등 근육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복근 같은 신체 앞부분보다는 등 뒤 근육인 신전근과 기립근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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