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이 없는 삶과 맞닥뜨리자 나의 작은 세계는 조용한 혼란에 빠졌다. 이제부터 내가 찾아야 할 것은 정확한 답이 아니라 정확한 질문이었다”
변호사이자 워킹맘인 이소임의 첫 에세이 ‘질문하는 세계’(시공사)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며 나는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비범함을 강요하는 사회는 평범한 사람의 노력을 깎아내린다. 매일 일어나고, 씻고, 밥을 먹고, 밥을 먹이고, 아이들을 돌보고, 학교에 가고, 회사에 출근하고,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일하는 일상 하나하나에 정성과 수고가 필요하다. 사회는 평범한 사람에게 끊임없는 자기반성을 권한다”
자신이 알던 사회의 모습이 몇 년 전부터 사라지고 있었다고 밝힌다. 작가에 따르면, 진실은 중요하지 않고 모든 것을 다수결로 결정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정론지 기사에서도 읽을 만한 내용을 찾기 어렵다. 사람들은 저급함에 몰려들고 그렇게 모인 사람끼리 서로 비난하는 데 열을 올린다.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타인의 삶을 이해하려 하지도 않는다. SNS식의 포장된 선물 상자 같은 삶만 좇으며, 그 안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마녀사냥을 정의로 여기고 누구도 나서서 이 광증을 말리지도 않는다. 사회의 절반이 서로를 혐오하고 혐오를 위해서 연대한다. 다양성을 말살하고 소수를 조롱한다. 특별함을 타인에 관한 우월함으로 치부하고 평범함을 멸시한다. 아무도 반성하지 않고 아무도 용서하지 않는다. 
삶에 정답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습관적으로 정답을 찾는 우리에게, 늘 시험을 치며 정답이 있는 세계에 익숙한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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