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엄마에게 이야기할 수 없던 것은, 그녀는 내게 상처를 주었고 나는 화가 났지만 그건 이제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그녀는 내게 상처를 줄 수밖에 없었다. 나를 화나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내가 그녀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나는, 마침내, 이제 괜찮다는 것”이라
이 책 ‘엄마와 내가 이야기하지 않는 것들’(문학동네)은 차마 엄마에게 털어놓지 못한 고민, 엄마에게 받은 사랑 혹은 상처의 기억까지 그 말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고백록이다.
안드레 애치먼, 레슬리 제이미슨, 알렉산더 지 등 미국의 작가 15인이 털어놓은 비밀 이야기는 한 인간으로서 엄마를 이해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안드레는 농인 어머니와 나누거나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레슬리는 엄마의 전남편이 쓴 소설을 통해 본 ‘엄마’가 되기 전 그녀의 모습을 전한다. 카먼 마리아 마차도는 엄마와의 소원한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고백하고 나요미 무나위라는 경계선인격장애를 앓는 어머니의 그늘을 벗어나기까지의 지난한 과정에 대해 설명한다.
침묵을 깨고 고통을 마주하는 과정은 진실한 대화로 이어지거나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책의 기획자이자 편집자인 미셸 필게이트는 “이 책이 자신의 진실, 혹은 엄마의 진실을 말할 수 없다고 느껴본 모든 이에게 등대가 되어주길 희망한다”며 “알 수 없고, 현재에도 미래에도 알지 못하는 것들을 더욱 많이 마주칠수록, 서로를 이해하는 폭도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