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회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가 후반부로 접어든 가운데 지금까지 공개된 기업 중에는 2차전지, 조선, 화학 업종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가 집계하는 200개 종목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 달성률은 72.4%, 어닝서프라이즈 비율은 27.3% 수준이다.
소재(33.3%), 필수소비재(71.6%), 정보기술(IT)(72.2%) 섹터 부진이 증시 전체 달성률을 밑돌았다. 업종 기준으로는 2차전지(적자 전환), 조선(24.8%), 화학(35.1%) 부진이 두드러졌다.
이로 인해 지난해 4분기 이익전망치는 실적을 반영하며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 중이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이익전망치는 현재 33조5000억원으로 4주 연속 -5% 이상 조정이 진행 중”이라며 “특징적인 부분은 이와는 다르게 올해 1분기 컨센서스는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시 전망치 달성률에 크게 영향을 주는 대형주들의 실적 발표가 대부분 완료됐다는 점도 변동성을 낮추는 요인”이라며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156개 종목들 중 증시 대비 이익 비중이 1%를 초과하는 종목은 18개, 2% 초과 종목은 7개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부장은 “코스피의 차별적인 급락을 야기했던 코스피 실적 불안 심리는 SK하이닉스 실적 서프라이즈, 반도체 실적 전망 상향 조정을 계기로 진정됐다”며 “추세 반전을 논하기는 어려운 시점이지만 당분간 급락세 진정에 이은 코스피 반등 시도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올해 국내 기업 이익 증감은 반도체가 결정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반도체 영업이익은 지난해 2조원 적자에서 올해 46조원을 예상한다”며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은 259조원이 예상되는데 전년 대비 89조원 증가하는 코스피 영업이익에서 반도체가 49조원이나 기여할 것으로 보이며, 국내 증시는 이익 측면에서 보면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은 경기 회복이 올해 하반기 시작돼 내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초 큰 폭의 빅배스를 겪으며 가파른 실적 하향 조정을 경험했지만 올해 실적 전망치 변화에서는 큰 폭의 하향 조정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이어 “반도체, 유틸리티 등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은 업종 주도로 코스피 올해 이익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다”며 “최근 메모리 판가 상승, 디램(DRAM) 흑자 전환, 고대역폭메모리(HBM) 모멘텀, 시장 영향력을 감안하면 코스피 실적 모멘텀이 가장 부각될 수 있는 시기는 올해 1분기 어닝 시즌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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