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꿈

율현   정석철

청룡에 물려가는 꿈 꾸고
가슴 열어재친 설날
창문에 비친 해가 높다
옷가지 몇 벌에 냄비가 전부
냉기 솟는 단칸방은 두 벽이 붙었다
봉지 벗겨 쏟아낸 흰떡
외골냄비에 붓고 끓이 떡국
올해의 운세는 끓는 소리로 본다
마주 앉아 숫가락질 할 사람은
방문 열고 나간지 수 삼년
인기척 없는 방에 국물 넘기는 소리만
창문 흘들리도록 울린다
밖에서 우는 까치를 부를까
무리지어 도망친 참새를 부를까
바닥까지 긁어 설걷이 끝내고
훌쩍 일어서서 문을 여는데
왈칵 안겨드는 새바람
꿈에 본 청룡이 현실이었을까
가벼운 걸음으로 길을 나서서
올려다본 하늘이 가슴에 퍼렇다

정석철 시인
정석철 시인

율현 정석철 시인
▲전남 순천출생
▲국립 금오공대 졸업
▲경기매일  부국장
▲전남장애인태권도협회 이사
▲대한시문학협회 홍보위원
▲부천문인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 한국예총 총연합회 홍보대사
▲2020년 대한시문학협회 시인마을7호사랑의 불꽃외 3편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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