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후반, 자연현상에 대해서도 합리적이고 치우침 없는 조사를 하려는 움직임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당시 유럽인들은 처음 만나는 자연을 찾아 나선 박물학자들이 유능하고 꼼꼼한 예술가가 돼 동식물 구조를 정확하고 세밀하게 기록해주기를 바라고 또 기대했다.
세계 각지를 떠돌며 연구를 해나가던 학자들은 시간이 지나면 색도 변하고 말라버리는 동식물 표본 대신, 수많은 신종 생물의 모습을 세밀하게 기록해줄 기술자를 필요로 했다.
책 ‘자연을 찾아서’(글항아리)의 주인공인 자연사 화가들은 초기에  아마추어였다가 점차 동식물 구조에 대한 지식을 갖춘 숙련된 전문가가 됐다. 화가들 중에는 자비를 들여 독자적으로 관찰과 기록을 계속한 이들도, 공식적으로 고용돼 탐험대와 동행한 전문 화가도 있었다.
자연사 미술계에서 독보적 작가들로 꼽히는 마리아 지빌라 메리안, 시드니 파킨슨, 페르디난트 바우어는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이 책은 17~20세기 자연사의 중요한 성취로 기록된 10번의 탐험과 거기서 탄생한 위대한 예술작품들을 소개한다. 한스 슬론의 자메이카 여행을 시작으로, 각기 다른 시기 여러 지역에서 이뤄진 열 번의 탐험을 일목요연하게 이야기식으로 들려준다.
그중에는 찰스 다윈이나 제임스 쿡처럼 잘 알려진 과학자·탐험가의 비교적 덜 알려진 일화도 있다.  그 발견의 여정에 동참했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의 분투기도 담겼다.
런던 자연사박물관 소장품 8000만점, 미술품 50만점, 장서 100만권에서 엄선돼 실린 도판 중에는 기존에 대중에 공개되지 않았던 자료들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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