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찔레꽃
 
김남혜

 
찔레꽃 향기에 묻어 나온
어머니 그림자
와락 끌어안는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시시때때로 떠오르는
아지랑이 추억이
세월 흘러 너무 멀어졌다
 
가슴 미어지는 그리움에
찔레꽃 한아름 따서
얼굴 묻어 그날을 그려본다
 
아픔이 섞여 눈물 흘려도
그때가 아름다웠다고
어머니를 부른다
 
찔레꽃은 고향의 꽃이다. 찔레꽃은 아름다운 추억의 꽃이다. 나지막한 언덕이나 울타리에 하얗게 피어나 동심을 키워주고 놀이터가 되어주던 우리 민족의 꽃, 고향을 떠나와서도 잊지 못하여 꿈에서 만나는 꽃이다. 향기는 부근 동네에 퍼져나가고 멀리서 보면 우람한 꽃무더기가 춤추는 듯하여 숨차게 달려가 보듬은 어머니의 꽃이다. 찔레꽃의 추억으로 농촌 출신인지 도시 출신인지를 가릴 수 있을 만큼 민족의 애환을 달래 주었다. 어머니는 희생의 대명사다. 그 어떤 말을 해도 희생으로 귀결되어 가슴에 파고든다. 찔레꽃은 어머니의 희생을 주는 듯 줄기는 간식거리로 향기 짙은 꽃은 벌 나비에게 꿀을 주어 자연의 은혜를 알게 한다.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고 어디에 가도 떠오르게 한다. 김남혜 시인은 찔레꽃으로 어머니를 표현하며 고향의 정취를 그린다. 타향에서 찔레꽃을 만나 그 향기에 어머니 정취를 느끼고 와락 안기는 형상은 생각만 해도 아름답다. 많은 세월이 흘러 잊었었는데 우연히 만난 하얀꽃이 어머니의 향기를 뿜어내어 온몸을 던진다. 이런 행동은 무의식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항상 지니고 다니는 정서다. 언제든지 어머니는 가슴에 있어 찔레꽃을 만나 행동으로 발현된 것이다. 그 장면을 떠올린 시인은 같은 심정으로 어머니를 그리며 꽃의 향기를 맡게 된다. 그리고 그때가 그리워 눈물 흘리며 어머니를 그린다. 민족의 꽃 찔레 앞에서 향기에 취한 시인의 모습이 그려지는 작품이다. [이오장]

정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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