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26일 용인갑(처인구) 후보자로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을 우선 추천했다. 그동안 이 전 비서관의 전략공천설이 파다하게 퍼지면서 예비후보들이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결국 예상대로 맞아떨어졌다.
이에 따라 2~3개월 이상 지역 곳곳을 누비며 선거운동을 해왔던 용인 출신의 강만희, 윤재복 등을 중심으로 한 국힘 예비후보들은 26일 오후 회동을 갖고 향후 대처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들은 “지역의 연고도 전혀 없고, 정서를 모르는 인사를 경선도 없이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는 것은 어이가 없다”며 “중앙당에서 용인갑을 버리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고 말했다.
전략공천에 반대한다는 릴레이 기자회견을 벌였던 이들은 허탈해하면서 중앙당 항의방문단 파견과 용인출신 인사의 무소속 출마를 통해 연대하는 방안까지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뒤 용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도 벌일 예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도 7년 만에 복당한 이언주 전 국회의원을 이곳에 전략공천한다는 설이 최근 파다하게 퍼지고 있어 예비후보자들이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렇게 될 경우 민주당 예비후보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개혁신당으로 양향자 전 국회의원이 출마할 예정이어서 용인갑은 이원모 이언주 양향자의 3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언주 전 의원의 이름은 더불어민주당의 용인갑지역 여론조사에서도 등장했던 것으로 전해져 전략공천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래서 용인갑 지역은 역대 국회의원 선거 사상 처음으로 용인과 전혀 연고가 없는 후보들이 출마한 가운데 치러질 공산이 크다.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 이후 21대까지 9번의 선거에서 여당이 6번, 야당은 3번을 이겼다. 여당 3선의 이웅희, 재선의 이우현, 초선 정찬민 의원과 야당은 재선의 우제창, 초선 남궁석 의원 모두가 용인 출신들로 타 지역 출신이 당선된 적은 없다.
이번의 경우 각 당에서 타 지역 출신 주자들이 갑자기 등장함에 따라 여당도 득표의 유불리를 계산한 끝에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권을 지지하는 한 인사는 “처인구는 타 지역 출신 인사들이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지만 아직도 농촌지역이 넓은 여권 성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을 지지하는 한 주민은 “처인은 더 이상 농촌이 아닌 반도체 중심도시”라며 “지역 출신에 관계 없이 능력 있는 후보자를 선택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타 지역 출신들로 치러질 용인갑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역 출신들의 반발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각 당 구도에서 표의 향방이 어디로 튈지 관심이다.
또한 용인의 본토인 이 지역이 용인지역 4개 선거구 전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용인 = 장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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