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본래 모습은 지금과 달랐다.
허스키한 울음소리, 진한 얼룩무늬와 긴 다리, 동족과의만남을 피해 쓸쓸히 거닐던 고독한 포식자였던 고양이는,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이 보여주듯 야생의 거친 사냥꾼이었다.
수많은 동물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고양이는 어느 날 인간 역사에 끼어들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가 되어 신에게 바쳐지고, 13세기 유럽에서 마녀를 돕는 조력자로 몰려 억울하게 화형당했다.
영국에서는 흑사병 원인으로 오해받아 무자비하게 학살당하는 등 수많은 수난을 겪기도 했다. 살아남은 고양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언어를 개발했고, 마침내 인간과 소통법을 알아냈다.
책 ‘전지적 고양이 시점’(메디치미디어)의 저자인 고양이 행동과학자 세라 브라운은 고양이 시점으로 있는 그대로 고양이를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저자는 수십 년에 걸친 문헌연구와 관찰을 통해 알아낸 고양이 역사와 인간과 소통하려고 힘써온 고양이의 노력을 담았다.
그동안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했던 고양이의 숨겨진 언어를 하나하나 보여줌으로써 고양이들이 어떻게 인간을 매혹했는지를 들려준다.
저자가 밝혀낸 고양이의 언어 개발 능력은 상상 이상이다. 고양이는 주의 일에 무심하다는 편견과 달리 관찰력이 뛰어나고, 대단한 유연성을 발휘해 모든 상황에 적응해나간다.
수다스럽게 움직이는 꼬리와 쫑긋거리는 귀, 부드러운 야옹 소리와 사랑이 담긴 몸 비비기는 모두 고양이가 인간과 함께하며 개발한 언어다.
저자는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고대 문헌 속 옛 이야기들과 직접 만난 고양이들의 귀엽고 우스꽝스러운 에피소드들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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