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세계 식량 가격이 전월 대비 0.7% 하락하며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한 가운데 올해 들어 상승 전환했던 설탕 가격은 상승폭이 확대되며 불안 조짐을 보였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7% 하락한 117.3포인트(p)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1년 2월(116.5p)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FAO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95개)을 조사해 5개 품목군(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별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작성·발표한다. 2014~2016년 평균값을 100으로 이보다 높으면 인상, 낮으면 하락으로 평가한다.

세계 식량 가격 지수는 2022년 3월(160.3p) 최고조에 달한 뒤 이후 하향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해 7월(124.6p) 이후 8월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지난달 곡물 가격 지수는 113.8p로 전월(119.9p)보다 비교적 큰 폭인 5.0% 하락했다. 러시아산 밀 수출 가격 하락은 유럽산 등 다른 지역의 밀 가격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 옥수수는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서 대규모 수확이 예상되면서 가격이 떨어졌고, 국제 쌀 가격도 하락했다.

유지류는 120.9p로 1.3% 하락했고, 육류(112.4p)와 유제품(120.0p)은 각각 1.8%, 1.1% 상승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곡물(22.4%), 유지류(11.0%), 육류(0.8%), 유제품(13.4%) 등 대부분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다만, 설탕 가격 지수는 140.8p로 전월(136.4p)보다 3.2% 올라 상승폭을 키웠다. 설탕 가격은 지난해 9월 162.7p까지 치솟은 뒤 이후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며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의 지속적인 강우량 저조로 생산 차질이 우려되면서 국제 설탕 가격 상승세가 지속됐다. 주요 수출국인 태국과 인도에서도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달러 대비 브라질 헤일화 약세가 그나마 상승폭을 완화했다.

FAO는 2023~2024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이 28억3950만t으로 2022~2023년도 대비 1.1%(3040만t)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3~2024년도 세계 곡물 소비량은 28억2310만t으로 2022~2023년도 대비 1.1%(3130만t) 늘어날 것으로 봤다.

최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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