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계속 늘고 있지만 3명 중 1명이 외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고용허가제 외국인의 입국이 사상 최대로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가 11일 발표한 ‘2024년 2월 고용행정 통계로 보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는 1522만7000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1만2000명(2.1%) 증가한 수치다.
신규가입자 31만2000명 중 외국인은 9만7000명(31.08%)이었다. 외국인 가입자는 지난 2021년부터 정부가 단계적으로 고용허가제 외국인력 대상 고용보험 가입을 당연적용하면서 계속해서 늘고 있다.
반면 외국인을 제외하면 내국인 가입은 정체돼 있는 상태다. 둔화를 계속하던 내국인 가입자는 올해 1월 21만5000명으로 소폭 반등했고 2월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고용허가제 외국인의 89.5%가 집중돼 있는 제조업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7만4000명이 늘었지만, 이 중 외국인 당연 가입분을 제외하면 내국인 가입자는 1만1000명이 줄었다. 사실상 외국인만 가입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제조업 내국인 가입자 감소는 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올해 정부가 고용허가제 외국인력을 역대 최대 수준인 16만5000명으로 늘리겠다고 발표면서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용허가제 인력 고용보험 당연적용 조치가 지난해 1월 상시 근로자 1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까지 확대됨에 따라, 그 기저효과로 인해 통계상 외국인 가입자 수가 한시적으로 크게 늘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천경기 고용부 미래고용분석과장은 “소규모 사업장이 고용보험 적용을 받으면서 지난해 초 외국인 가입자 증가 폭이 크게 올랐고, 그 기저 영향으로 올해 1월부터 증가 폭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며 “4월 이후부터는 정상적인 동향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령대별로는 전 연령대에서 증가했으나, 20대와 40대는 감소세가 뚜렷했다.
29세 이하 청년 가입자 순감소는 17개월째 이어지면서 좀처럼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감소폭도 커졌다. 지난해 10월부터-3만2000명→-3만1000명→-4만2000명→-4만7000명으로 점차 커지던 규모는 지난달-6만3000명으로 더 확대됐다.
40대 가입자 수 역시 지난달 1만1000명 줄어들면서 지난해 11월 사상 처음으로 감소 전환한 뒤 4개월째 줄어들고 있다.
고용부는 이 같은 감소세가 취업난보다는 인구감소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기준 20대 인구는 21만8000명 감소했고, 40대 인구는 13만5000명 감소했다.
천 과장은 “가입자 수 감소는 인구구조 변화 추세에 따라 불가피하게 나타는 부분들이 있다”며 “현재 연령별로 볼 때 고용률은 29세 이하나 30대, 40대 모두가 증가하고 있어 취업자 감소가 인구 감소보다 적다. 해당 연령대에서 체감하는 고용 상황은 나쁘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50·60대 중장년층은 각각 12만4000명, 20만6000명 증가하면서 가입자 수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30대도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만6000명 늘었다.
한편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9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4000명(13.3%) 감소했다.
천 과장은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할 때 구직급여 신청이 줄어든 이유는 설 연휴가 지난해에는 1월, 올해는 2월에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이전 수준 정도로 신청자 수가 줄어든 상황이지만, 3월 이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 구직급여 신청자 수가 6만1000명 늘어났고, 정보통신업(4만5000명), 보건복지(3000명) 등이었다.
전체 구직급여 지급자는 62만6000명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7000명(1.1%) 늘어난 규모다. 지급액은 9619억원으로 758억원(8.5%) 늘어났다.
김성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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