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유고작이 사후 10주기를 맞아 전 세계에서 동시에 출간됐다.
마르케스의 유작 ‘8월에 만나요’(민음사)는 자칫 세상에 공개되지 못할 뻔한 작품이다.
저작권사의 부주의로 완성된 소설로 평가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지만 편집자 크리스토발 페라가 수차례 소설을 읽고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판단에 출간까지 강행하게 됐다.
크리스토발 페라는 마르케스가 소설을 더는 작업할 수 없게 될 때까지 여러 번 소설을 다듬었다는 증거로 마지막 판본에 작가가 직접 ‘최종 완전 OK’라고 표시한 수정 5교의 네 페이지를 찾았고 이를 책을 통해 소개하기도 했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소설의 1장은 처음 1999년에 월간지 ‘캄비오’에 발표됐고 몇 년 후 3장에 해당하는 내용이 같은 월간지에 발표됐다. 당시 마르케스의 신작 집필 소식이 퍼지며 곧 출간될 소설에 대한 기대가 높았으나 마르케스는 끝내 작품을 발표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소설은 주인공 아나 막달레나 바흐가 자기 어머니의 기일인 매년 8월 16일, 카리브해의 섬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나는 결혼한 지 27년째가 된 남편과 아이들을 둔 평범한 주부다. 그녀는 어머니의 기일에 항상 글라디올러스를 사다가 어머니의 무덤에 바치고 하룻밤을 그 섬에서 묵고 온다. 매년 이어진 이 방문은 어느덧 일 년 중 단 하룻밤 동안 자유로운 여성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저항적이고 풍자적인 작품을 써온 마르케스답게 그의 마지막 작품은 규범이나 구속을 벗어나 자신의 삶을 만끽하는 여성을 그린다.
‘작품해설’을 쓴 송병선 울산대 교수는 “이 작품을 그의 대표작에 견줄 수는 없지만 그의 마지막 문학적 노력이자 작가의 마지막 말”이라며 “이 소설을 읽지 않는 것은 (그의 대표작인) ‘백년의 고독’의 마지막 장을 읽지 않고 건너뛰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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