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부터 늘봄학교가 시행된 가운데 경기 남양주 소재 다산한강초등학교 운영사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교사들이 직접 늘봄학교 강사를 맡아 학생들에게 수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청은 해당 교사들에게 강사료를 지급한다.
17일 다산한강초에 따르면 남양주 다산신도시 내에 위치한 이 학교는 전체 학급 수가 83학급에 이르는 거대 학교로, 이 중 1학년은 총 11학급을 차지한다.
이 중 올해 신학기부터 늘봄학교에 참여하는 1학년 학생 수는 총 36명으로, 학교 측은 이를 2개 반으로 나눠 A반에 19명을, B반에 17명을 각각 배정했다.
다만 학교 측은 전체 학생 수가 많아 유휴교실 가운데 늘봄학교 운영을 위한 전용공간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자 기존 1학년 교실 2개 반을 늘봄학교 겸용교실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후 3월 첫째 주는 학교에서 기존에 활동하던 방과후교사들에게 별도로 요청해 늘봄교실을 맡겼다.
그런데 일주일 동안 늘봄학교가 운영되는 모습을 살펴본 결과, 처음 입학한 초등 1학년 신입생들이 매일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달라지는 방과후강사들로 인해 학교적응에 혼란을 겪을 것으로 판단, 담임교사들이 직접 이를 맡기로 했다.
다산한강초는 이에 따라 1학년 11개 학급 가운데 10개 학급의 담임교사 10명이 늘봄학교에 참여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담임교사 2명이 서로 돌아가면서 매일 정규수업이 끝나면 2시간씩 자신이 구성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늘봄학교 참여학생들은 정해진 요일에 맞춰 해당 프로그램을 맡은 담임교사의 학급으로 이동해 준비된 교재들로 수업을 듣게 된다.
교사들이 준비한 프로그램을 보면 창의표현 포르맨, 컬러링, 그림책 놀이, 애니메이션, 한글놀이 등 5개 프로그램이 요일에 따라 진행된다.
대신 교육청은 1학년 담임교사들에게 기존 업무에 더해 늘봄학교 업무까지 떠맡기는 방식이 아닌 시간당 6만원씩 총 12만원의 강사료를 지급한다.
담임교사들의 자발적 참여로 늘봄학교가 운영되자 1학년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1학년 학부모들은 “담임교사들이 직접 맡아주니까 훨씬 안심이 되고 사교육비 부담도 줄었다”며 “학교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자녀들도 즐거운 경험을 통한 학교에 대한 신뢰뢰가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도 최근 다산한강초를 찾아 늘봄학교를 둘러보고 학교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임 교육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교육청은 우수한 늘봄 선생님을 확보하기 위해 이달 말부터 1교시당 4만원이던 강사비를 6만원으로 올린다. 농어촌 등은 최대 8만원”이라며 “아직 보완이 필요한 과도기지만 우리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남양주 = 조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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