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로 가계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불황형 대출로 꼽히는 보험약관대출이 지난해 70조원을 넘어서는 등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의 보험계약 대출 잔액은 71조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생명보험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52조6000억원, 손해보험은 18조3000억원이었다.
이같은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갈수록 늘고 있다. 2021년말 65조8000억원, 2022년말 68조원, 지난해말 71조원으로 증가 추세다.
보험 약관대출은 보험 가입자가 보험 해지환급금의 범위에서 대출받는 상품이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의 대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3년간 보험 해약 건수도 늘고 있다.
생명보험 손해보험 해약건수는 2021년 1146만6000건, 2022년 1165만4000건, 지난해 1292만2000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경기 부진과 고금리에 자금줄이 막힌 서민과 소상공인들이 보험을 해약하거나 약관대출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보험사에서 대출받은 사람의 32.1%는 총 3곳 이상 금융사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로 집계됐다.
다중채무자는 부채의 규모가 크고 채무변제 등을 통한 신용회복률이 낮다.
단순 부실뿐만 아니라 연쇄부실 가능성 역시 크다는 점에서 서민정책금융 확대 등 숨통을 열어 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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