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의 무게

김인숙


이중으로 채웠어도
고난을 겪고 미움의 씨앗으로
마음밭 분심으로 얼룩진 내게
들어야 할 소리는 한마디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 하신 말씀
메마른 마음에 태산보다 크게 젖는다

볼거리 들을 것이 차고 넘쳐
듣고 싶은 것만 들어도
하느님이 귀를 주시고
주저앉지 않도록 이끌어 주시니
살아있음에 감사드리는 하루

사랑하면 천국이라 노래 부르면서도
참된 삶으로 살아가기는 
하늘의 별 따기
말씀에 응답하는 은혜로
그 음성 되새기며 또 하루를 살아간다

사람의 신체 중 가장 무게가 많이 나가는 부위는 뇌다. 영양의 소비도 가장 많고 혈관의 절반을 차지한다. 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만 생태적인 것에서 뇌에 비교하지 못한다. 또한 행동과 정신적인 면에서 가장 큰 부위는 귀다. 들어야 움직이고 들은 후 바라보게 되어 귀가 차지하는 비중은 가장 중요하다. 귀가 막히면 말을 못 하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공자는 60이 되어야 비로소 듣는 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하며 이순(耳順)이라고 표현하였다. 귀의 역할이 얼마나 큰지를 말해준다. 80년 수명에서 60년을 살아야 비로소 알아듣는다는 것은 사람의 이목구비 중 귀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말이다. 김인숙 시인은 귀의 무게를 일깨워 무슨 목적을 이루려는 의도가 아니라 귀의 역할을 내세워 사랑의 실천과 자비의 마음가짐을 일깨운다. 이중으로 채워도 분심이 일어나는 마음에 들어야 할 소리는 한마디,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라는 말씀뿐이다. 살아가라고 생명을 주시고 사는 방법 중에 가장 귀중한 것이 용서라는 말씀을 내려주신 그분을 언제나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랑의 자세를 보여준다. 또한 사랑한다면 그곳이 천국이라는 삶의 자세로 이웃을 사랑하고 남에게 베푼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아야 정상적인 삶인데 그렇지 못하는 사회에 비단결 같은 자세를 보인다. 그러나 그런 사람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 시인은 그것을 실천하며 말씀의 은혜를 갚기 위하여 하루하루를 값지게 산다. 하늘이 내린 사랑을 품은 삶의 자세다.  [이오장]

정석철   기자

저작권자 © 경기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